국내 수출 중소기업들이 수출하더라도 손실을 보게 되는 손익분기점 원·달러 환율은 평균 1012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수출업체 10곳 중 7곳은 환리스크 관리를 하지 않고 있어 환율 하락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연구원이 국내 수출 중소기업 423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수출 중소기업들의 손익분기점 환율은 업종마다 차이는 있지만 평균 1012원으로 나타났다. 현재 원·달러 환율이 953원40전(4월7일 종가 기준)이란 점을 감안하면 대다수 중소기업들이 손해를 감수하고 거래선 확보 등을 위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수출을 지속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조사 대상 중소기업 5곳 가운데 4곳(80.6%)이 이미 적자 상태이거나 손익분기점에 직면한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원·달러 환율(960원대) 기준으로 수출에 따른 경상이익이 흑자 상태인 기업의 비율이 19.4%에 불과한 반면 손익분기점에 직면한 기업은 54.6%,이미 적자 상태인 기업은 26.0%인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원화 강세가 지속돼 원·달러 환율이 30원 이상 추가로 하락하면 중소기업들은 수출을 아예 중단할 생각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출이 불가능하게 되는 환율 수준을 업종별로 조사한 결과 평균 928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921원) 화학공업(924원)이 상대적으로 낮았고 철강금속(945원)이 가장 높았다.

일본으로 수출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환율 하락으로 느끼는 고통은 더 컸다. 엔화 결제 기업들이 손익분기점으로 생각하고 있는 원·엔 환율 수준은 971원(100엔당)으로 현재 원·엔 환율(809원24전·4월7일 외환은행 고시 종가 기준)보다 무려 160원가량 높았다.

중소기업들은 이처럼 환율 급락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환리스크 관리에는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산하 무역연구소가 최근 1000만달러 이하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긴급 실시한 '중소 수출기업의 환리스크 관리 실태 조사'에 따르면 응답 업체의 73.8%는 환위험 관리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제조업일수록,수출 규모가 작을수록 환위험 관리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로는 '전문인력 부족과 해당분야 지식 전무'가 62.1%로 가장 높았고 '수출 규모가 작거나 대금회수 기간이 짧아서'가 13.7%,'비용 부담'이 9.5% 등의 순이었다.

류시훈·김동윤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