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영우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9일 6자회담 재개 가능성과 관련,"북한의 태도에 큰 변화를 느낄 수 없었다"며 "크게 희망을 걸 사안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천 본부장은 이날 숙소인 도쿄 아카사카 프린스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김계관 북한 외무상 부상과의 회동에서) 회담 재개 방안에 대해 솔직하고 허심탄회한 의견을 교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북·미 수석대표 간 접촉에 대해서도 "열리기 어려울 것"이라며 비관적 입장을 보였다.

동북아협력대화(NEACD) 참석차 도쿄에 머물고 있는 천 본부장과 북한 회담 대표 김계관 외무상 부상은 지난 8일 전격적으로 90분간 회동했다.

이 자리에서 천 본부장은 김 부상에게 미국의 제재 철회를 기다리는 것이 무의미하며 회담에 하루 빨리 복귀하는 게 북한에 전략적으로 이롭다는 점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 본부장은 또 10일 도쿄에 도착하는 미국 수석대표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를 만날 것을 적극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의 금융제재 해제를 회담 복귀 조건으로 고집하고 있고, 미국은 6자회담과 금융문제를 따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북·미 접촉이 성사되더라도 양자 간 첨예한 대립각이 누그러질지는 불투명하다.

일본측 수석대표인 사사에 겐이치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도 8일 오후 북·일 접촉을 갖고 북한에 회담 복귀를 설득했으나 결과는 신통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일본은 북·미 접촉 가능성에 여전히 기대를 걸고 있다. 아소 다로 일본 외상은 9일 NHK방송에 출연,"(북·미 접촉을) 어디선가 볼 수 있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정지영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