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PC에 스파이 장치를 할 수 있다.'

최근 미 국무부에 판매된 중국 레노버 PC가 중국 정부의 스파이 행위에 이용될 수 있다는 추측이 미국 정부에서 나오고 있다고 정보기술(IT) 전문잡지 레드헤링이 최근 보도했다.

이에 따라 북미 PC 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레노버의 노력이 궤도에서 이탈될 수 있다고 전했다.

'PC 스파이' 논란은 미 국무부가 최근 1만5000대의 레노버 PC를 구매한 뒤 불거져 나오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교역에서 생길 수 있는 안보 문제를 의회에 보고하는 미·중 경제사회리뷰위원회가 'PC 스파이'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래리 워첼 위원장은 위원회에서 "만약 당신이 한 나라의 정보기관에서 일하고 있는데 미국 정부기관이 당신네 나라의 제품을 구매한다는 사실을 안다면 그 제품에 어떤 조작을 가할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레노버는 공기업은 아니지만 세계적 기업의 반열에 오를 수 있도록 중국 정부가 세금 감면 등 각종 혜택을 주고 있어 레노버를 의심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레노버 관계자들은 펄쩍 뛰었다. 레노버에서 대정부 업무를 맡고 있는 제프 칼리슬 부사장은 "레노버 PC는 작년 IBM PC 사업부문을 인수할 당시의 싱크패드 생산라인에서 나온 제품과 다를 게 없다"며 "이들 제품은 대만제 반도체로 미국과 멕시코에서 생산됐다"고 말했다.

그는 "허가받지 않은 소프트웨어는 누구든지 손쉽게 발견할 수 있다"며 PC 스파이 주장은 말도 안 되는 억측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요즘 미국에선 '국가안보' 바람이 강력하게 불고 있어 스파이 논란이 미국 시장에 힘을 쏟고 있는 레노버의 실적 향상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레드헤링은 전했다.

작년 중국 국영석유회사인 CNOOC가 미국 석유회사 유노칼 인수에 실패한 이후 또 한번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모양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