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데오상가번영회 오기환 회장(58·데코 매장 운영)은 목동 로데오거리의 10년 역사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봤다. 1996년 말 의류업체 종사자들이 문정동과 압구정에 이은 로데오거리를 만들겠다며 의기투합했다. 이후 하나 둘씩 생긴 아울렛 매장은 IMF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을 끌어모아 한동안 전성기를 누렸다. 오 회장은 "6년 전만 해도 주말엔 사람이 너무 많아 옷깃이 스칠 정도였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이후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한계 기업이 하나 둘씩 퇴출되고 백화점까지 인근에 들어서면서 로데오거리 상가는 침체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는 "백화점 자체에서 물량을 소화해 버리니 전년도 히트상품을 이월시켜 반값에 판매하는 상설할인매장 고유의 메커니즘이 무너져 버렸다"며 "현재 대부분의 가게들이 먹고사는 데 빠듯한 형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로데오에 들어오면서 1층 20평 매장 기준 1억원에서 1억5000만원 정도의 권리금을 주고 들어온 대다수의 점포가 지금 가게를 내놨지만 인수자가 없어 묶여 있는 형국"이라고 밝혔다.

로데오거리의 침체는 목동역 상권의 전반적인 위축을 불러왔다. 현재 로데오거리에는 10여개 매장 일괄유치가 힘들어 8층 건물이 통째로 비어 있는 곳도 있다. 로데오거리 이면의 '로데오타워'도 1,2층 점포 공간이 비어 있는 상태다. 로데오거리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먼저 유동인구 확보가 관건이라고 오 회장은 설명한다. 주차 및 도보 공간 등 고객의 발을 잡아둘 수 있는 편의시설과 서비스 제고가 시급하다는 얘기다.

오 회장은 "로데오거리를 관할하는 지자체 관계자들과 함께 독거노인 쌀 지원,불우이웃돕기 등 번영회 차원의 이미지 개선 노력을 하고 있다"며 "교환환불시 편의제공,직원들의 재교육 등을 통해 로데오 거리를 부흥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