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광주광역시와 청주 등 지방 도시들이 침체된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구도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은 신시가지에 밀려 점차 공동화 현상을 빚고 있는 도심을 재건축·재개발은 물론 주거·상업지역을 연계한 복합개발 방식 등으로 새롭게 정비하겠다는 계획이다.

대전 시청과 청주 시청은 지난달 구시가지의 대대적인 정비 계획을 담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기본 계획안(이하 '기본계획')에 대한 주민 공람공고를 실시했다.

광주 시청 역시 지난해 공람공고를 거쳐 올 1월 기본계획을 확정,발표해 앞으로의 성과가 주목된다.


○대전역 일대 탈바꿈 기대

9일 관련시와 업계에 따르면 대전시의 도심개발 계획은 대부분 중구(76곳)와 동구(60곳) 일대에 몰려 있다. 특히 중구 은행동·태평동·용두동 일대와 동구 대전역세권 일대(77만㎡) 주상복합단지 등을 포함한 상업업무지구를 민간 주도로 개발하는 방안이 중점적으로 추진된다.

GS건설 중부재개발팀 유성원 부장은 "한때 중심 시가지 역할을 하던 중구와 동구 일대는 지금 거의 활력을 잃은 상태"라면서 "인구가 서구 둔산동·서남부 신도시 등 서쪽의 개발축으로 빠져나가면서 상권도 힘을 잃어 구도심 개발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구·유성구·대덕구 일대의 노후화된 단독주택 밀집 지역 상당수도 재건축·재개발 대상으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기본계획이 1차 목표로 잡고 있는 2010년께는 대전 시내 곳곳이 고층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광주는 금남로 일대 개발 역점

광주시는 지난해 말 전남도청이 목포 인근 남악신도시로 이전함에 따라 지난 1월 발표한 '2010 광주광역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을 통해 시 개발의 밑그림을 다시 짰다. 동구 43곳·남구 34곳 등 총 141개 정비예정구역을 선정,2010년까지 개발을 마쳐 도심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것이 광주시의 계획이다.

특히 광주시는 광주천을 중심으로 한 금남로 일대를 집중 개발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광주시는 이 일대를 푸른길공원·근린공원 연계 구역과 광주천·중심가로·근린공원 연계 구역 등 총 7개 공간으로 구분,학교와 공원 등을 적절히 배치하면서 해당 공간의 특성에 맞게 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대해 대한공인중개사협회 광주지부의 신용철 부회장은 "구도심이 살아나야 광주 전체가 살아날 수 있는 만큼 기본계획에 대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청주 무심천변 재건축 활발 예상

청주시가 제시한 기본계획은 '무심천변' 재정비에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재개발(11곳,71만㎡)보다 재건축(16곳,97만㎡) 방식을 통한 개발이 많다. 사직동 주공아파트 1~3단지 4267가구가 2009년까지 재건축될 예정이며 우암동 일대 29만㎡도 단독주택 재건축 방식으로 개발이 추진된다.

그러나 각 지자체들이 내놓은 '마스터 플랜'들이 기존 택지지구 개발 등을 고려하지 않은 정치적 공약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많다.

대전의 한 공인중개사는 "대전은 이미 주택 보급률이 99.6%에 달한다"면서 "수급 사정을 잘 예측하지 않으면 깨끗한 택지지구 쪽으로 수요가 몰려 구도심이 또 다른 공동화 현상을 겪게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