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는 물론 구리 아연 오렌지주스 등 각종 상품(commodity) 가격이 올해 더욱 가파르게 오를 전망이다.

견고한 세계 경제 성장세를 바탕으로 수요는 풍부한 반면,신규 투자 부족으로 공급은 빠듯하고 투기 자금까지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0일 애널리스트들의 말을 인용,올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문은 "작년 여름 허리케인 피해로 국제유가가 70달러를 넘었는데 이미 그 가격대에 다시 와있다"며 "최대 석유 소비철인 여름 시즌이 되기도 전에 값이 강세를 띠고 있는 점이 특히 우려된다"고 전했다.

원유선물 거래자들도 만약 시장의 흐름이 작년 패턴을 따라간다면 유가가 올해 안에 배럴당 8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피맷USA의 리서치팀장인 안토인 핼프는 "설사 공급 문제가 불거지지 않아도 작년 기록을 경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이날 최근 5년 동안 계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금속 등 원자재 가격도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지난주 세계 상품시장에서 구리 아연 오렌지주스 정당(refined sugar) 가격은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헤지펀드와 일부 광산업계 관계자들은 "상품 가격은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면서 "가격이 더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FT는 광산업체들이 신규 투자를 보류하면서 상품 가격의 급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구리 생산업체들은 지금의 높은 가격이 금세 하락할 수 있다고 보고 신규 광산 투자를 꺼리고 있다는 것이다.

투기자금 유입도 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 헤지펀드 매니저는 "헤지펀드들은 상품 생산 업체의 뒤늦은 대응을 예상해 더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