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헐값 매각 수사 급물살] '외환은행-금융당국' 합작품?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외환은행의 론스타 매각에 결정적 자료가 된 이 은행의 2003년 말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 추정치가 하향조정됐음을 시사하는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특히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이 개입한 단서가 포착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입 계약 자체가 원인무효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금융당국도 BIS비율 조작에 가담?
BIS비율은 사모펀드인 론스타에 외환은행 매입자격을 부여한 결정적인 숫자.은행법상 금융회사가 아닌 투자자가 은행을 인수하려면 인수대상 은행이 BIS 비율 8% 미만의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거나 부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야 한다.
즉 외은의 BIS비율이 8% 이상이면 론스타가 인수할 수 없다.
그런데 외은 매각담당 핵심관계자가 이 비율을 8% 미만으로 조작한 단서가 포착됐다.
외은에서는 전용준 당시 경영전략본부장이 매각을 위한 태스크포스(TF) 팀장이었다.
또 지난해 사망한 허모 차장은 이 TF소속이었고, 금융감독원 은행검사국에 BIS비율(2003년 말 추정치)을 6.16%까지 낮춘 '의문의 팩스 5장'을 보낸 장본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허 차장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BIS비율 조작의 진실이 묻힐 뻔했는데 검찰이 전 본부장의 연루혐의를 밝혀냈다.
대검 채동욱 수사기획관은 10일 "전 본부장이 허 차장에게 팩스 5장 발송과 관련한 책임을 미루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론스타의 은행 대주주 적격성을 심사했던 금융감독 당국도 BIS비율 낮추기에 가담한 정황이 발견됐다.
당시 금감원 수석검사역 이모씨가 감사원 조사에서 "당시 BIS비율 산정에 필요한 금감원 자료가 있었는데도 국장선으로부터 '외은 자료를 참고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당시 금감원 자료에는 외은의 BIS비율이 9.14%였다.
이에 따라 외은의 6%대 BIS비율은 외환은행과 금융감독당국의 합작품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목받는 '10인 비밀회의'
당시 BIS비율 결정과 관련해 2003년 7월15일 열린 이른바 '10인 비밀회의'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날 당시 주형환 청와대 행정관, 재경부 변양호 금융정책국장, 추경호 은행제도과장, 금감위 김석동 감독정책국장,유재훈 은행감독과장,외환은행 이강원 행장,이달용 부행장,신재하 모건스탠리 전무,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등은 대책회의를 열었다.
목적은 론스타에 은행 대주주 자격을 부여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이었다.
회의 결과 '론스타의 외은 인수는 은행법이 인정하는 예외기준에 해당될 수 있다'거나 '론스타가 ABN암로와 합작투자한다'는 등의 대책이 나왔다.
하지만 론스타가 합작투자안을 거부해 결국 예외기준 적용을 위해 '외환은행의 BIS비율=8% 미만이어야 한다'는 당면과제가 도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비밀회의에는 전 본부장도 참석했다. 따라서 전 본부장이 '윗선'의 암묵적인 또는 명시적인 지시에 따라 '의문의 팩스 5장' 수정에 '총대를 멨다'는 것이 검찰측 판단이다.
'의문의 팩스 5장'의 원저자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검찰은 엘리어트홀딩스의 박순풍 대표에게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박씨는 외은 매각자문료로 12억원을 받았지만 실제 역할이 베일에 가려져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전 본부장이 서울고와 서울대 동기동창이며,입행 동기이기도 한 박씨에게 외은의 부실채권 평가와 이를 통한 BIS비율 조작을 맡겼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병일·이심기 기자 kbi@hankyung.com
특히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이 개입한 단서가 포착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입 계약 자체가 원인무효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금융당국도 BIS비율 조작에 가담?
BIS비율은 사모펀드인 론스타에 외환은행 매입자격을 부여한 결정적인 숫자.은행법상 금융회사가 아닌 투자자가 은행을 인수하려면 인수대상 은행이 BIS 비율 8% 미만의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거나 부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야 한다.
즉 외은의 BIS비율이 8% 이상이면 론스타가 인수할 수 없다.
그런데 외은 매각담당 핵심관계자가 이 비율을 8% 미만으로 조작한 단서가 포착됐다.
외은에서는 전용준 당시 경영전략본부장이 매각을 위한 태스크포스(TF) 팀장이었다.
또 지난해 사망한 허모 차장은 이 TF소속이었고, 금융감독원 은행검사국에 BIS비율(2003년 말 추정치)을 6.16%까지 낮춘 '의문의 팩스 5장'을 보낸 장본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허 차장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BIS비율 조작의 진실이 묻힐 뻔했는데 검찰이 전 본부장의 연루혐의를 밝혀냈다.
대검 채동욱 수사기획관은 10일 "전 본부장이 허 차장에게 팩스 5장 발송과 관련한 책임을 미루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론스타의 은행 대주주 적격성을 심사했던 금융감독 당국도 BIS비율 낮추기에 가담한 정황이 발견됐다.
당시 금감원 수석검사역 이모씨가 감사원 조사에서 "당시 BIS비율 산정에 필요한 금감원 자료가 있었는데도 국장선으로부터 '외은 자료를 참고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당시 금감원 자료에는 외은의 BIS비율이 9.14%였다.
이에 따라 외은의 6%대 BIS비율은 외환은행과 금융감독당국의 합작품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목받는 '10인 비밀회의'
당시 BIS비율 결정과 관련해 2003년 7월15일 열린 이른바 '10인 비밀회의'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날 당시 주형환 청와대 행정관, 재경부 변양호 금융정책국장, 추경호 은행제도과장, 금감위 김석동 감독정책국장,유재훈 은행감독과장,외환은행 이강원 행장,이달용 부행장,신재하 모건스탠리 전무,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등은 대책회의를 열었다.
목적은 론스타에 은행 대주주 자격을 부여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이었다.
회의 결과 '론스타의 외은 인수는 은행법이 인정하는 예외기준에 해당될 수 있다'거나 '론스타가 ABN암로와 합작투자한다'는 등의 대책이 나왔다.
하지만 론스타가 합작투자안을 거부해 결국 예외기준 적용을 위해 '외환은행의 BIS비율=8% 미만이어야 한다'는 당면과제가 도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비밀회의에는 전 본부장도 참석했다. 따라서 전 본부장이 '윗선'의 암묵적인 또는 명시적인 지시에 따라 '의문의 팩스 5장' 수정에 '총대를 멨다'는 것이 검찰측 판단이다.
'의문의 팩스 5장'의 원저자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검찰은 엘리어트홀딩스의 박순풍 대표에게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박씨는 외은 매각자문료로 12억원을 받았지만 실제 역할이 베일에 가려져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전 본부장이 서울고와 서울대 동기동창이며,입행 동기이기도 한 박씨에게 외은의 부실채권 평가와 이를 통한 BIS비율 조작을 맡겼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병일·이심기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