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이번 금융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 나타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뜻밖에도 사회공헌 조직의 대폭적인 확대와 '업그레이드'였다.

지난 2000년 삼성생명 사장 취임 이후 삼성 금융 계열사 사장단의 좌장 역할을 해온 배정충 부회장을 신설 조직인 사회공헌위원회 사령탑으로 임명하면서 인사의 무게중심이 사회공헌위원회로 쏠렸기 때문이다.

배 부회장은 보험업계에서 '탱크'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정도로 저돌적인 추진력을 갖고 있는 인물로 올 들어 그룹이 심혈을 기울여 추진하고 있는 사회공헌사업의 적임자로 낙점됐다는 관측이다.

배 부회장이 사회공헌위원장직을 맡으면서 그동안 삼성사회봉사단장을 맡아왔던 이수빈 회장은 삼성라이온즈 구단주 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번 인사에서 삼성사회공헌위원회는 그룹 차원의 사회봉사와 고객협력활동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총괄하는 조직으로 신설됐다.

모든 계열사의 사회공헌 조직을 지휘하는 단일 조직이기도 하다.

산하 조직으로는 △이해진 사장이 이끄는 삼성사회봉사단 △한용외 사장이 이끌어왔던 삼성복지재단 △고객들의 다양한 의견과 애로를 청취해 경영활동에 반영하는 고객협력실 등이 편입됐다.

과거 이수빈 회장이 이끌던 삼성사회봉사단 조직의 외연을 훨씬 넓히고 역할과 기능도 대폭 확대한 것이다.

삼성 관계자는 "연초 사회봉사단을 출범시킨 데 이어 이번에 위원회 조직까지 가동하게 됨으로써 사회공헌 활동을 더욱 조직적으로 전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이달부터 전 계열사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자원봉사활동이 활기를 띨 것"이라고 말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