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복동 감사원 제1 사무차장은 10일 "2003년 외환은행 매각 당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관련 금감원 간부의 허위보고압력 행사에 대한 일부 진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또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도 당시 BIS 비율의 산정 결과가 과장되는 등 일부 오류를 시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BIS 비율의 조작에 대한 조사와 감사원이 진행 중인 BIS 비율 재산정 작업 결과가 외환은행의 헐값 매각 여부를 규명할 열쇠가 될 전망이다.

-BIS 비율 산정이 조작된 사실이 확인됐나.

"아직까지 조작됐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

그러나 금감원 검사국과 감독국 간 왔다갔다한 수치(BIS 비율)에 대한 조사 결과,금감원 이모 수석검사역이 (외환은행으로부터 '의문의 팩스'를 받은 뒤) 2003년 말 BIS 비율 전망이 9.14%라는 자료를 갖고 있으면서도 (상사인) 국장선의 얘기를 듣고 (금감위에 6.16%로) 답변했다고 진술했다."

-이 전 행장은 BIS비율에 대해 어떤 입장이었나.

"당시 외환은행 자체 분석자료와 금감원 자료를 제시하자 'BIS 비율이 좀 과장된 것 같다'며 산정 과정에서 일부 오류를 시인했다.

그러나 '조작을 지시한 바는 없다'고 말했다."

-BIS 비율 재산정 등 감사 결과에 대해 법적인 문제도 발생할 수 있을 텐데.

"감사과정에서 드러나고 있는 BIS 비율 재산정 결과의 법적인 영향,이 전 행장이 받은 경영자문료의 성격,감독당국의 론스타에 대한 대주주 승인의 적정성 등을 분석하기 위해 법률 전문가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를 운영 중이다."

-론스타가 외환은행과 직접 연결되는 시점은 언제인가.

"실질적으로 2003년 1월이다.

2002년 10월에는 투자를 희망한다는 수준이었지만 1월부터 대주주(majority)가 되길 희망했고 필요한 경우는 신주뿐만 아니라 구주도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그런데 이 전 행장은 외자유치를 한다고 말한 것으로 보나.

"2002년 말 상황에서 이 전 행장은 자본확충(외자유치)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나 론스타가 경영권을 갖겠다고 얘기했고 그렇게 상황이 흘러간 것이다."

-매각 주간사였던 모건스탠리에 대한 조사결과 밝혀진 사실은.

"외환은행이 경영위원회의 승인을 거치지 않고 2003년 3월부터 모건스탠리를 경영자문사로 지정한 뒤 같은 해 8월에 뒤늦게 승인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상 수의계약이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 전 행장도 잘못을 시인했다."

-2003년 7월15일 외환은행 매각 대책회의에서 '도장값' 발언이 있었나.

"회의에 참석한 당국자가 '도장값'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석동 당시 금감위 감독정책국장은 '매각 협상을 해서 좀더 가격을 높게 받아라'라는 뜻으로 말했다고 해명했다.

대책회의의 성격과 발언 경위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BIS비율 재산정 결과는 언제쯤 나오나.

"신중하게 하고 있다.

집을 지을 때는 설계도가 있어 착착 쌓으면 되지만 이 문제는 실무자들이 하나하나 확인을 해야 할 사안이다.

현재로서는 데드라인(종료시점)을 말할 수 없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