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원자력 발전소 건설이 붐을 이루면서 인력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존 인력이 고령화돼 상당수가 수년 내 퇴직을 앞두고 있지만 그동안 신규 인력 양성은 지지부진했기 때문이다.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인도 등이 신규 원자로 건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인력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인력난이 향후 원자력 부문의 복병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지난 20여년간 에너지 가격이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옛 소련의 체르노빌과 미국 쓰리마일 섬의 원자력 발전소 사고의 악몽으로 대부분의 국가들이 원자력 발전에 투자를 꺼려왔다.

하지만 최근 2년 동안 석유와 천연가스,석탄 등의 가격이 급등세를 나타내자 원자력 발전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게다가 교토의정서에 따라 각국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청정에너지인 원자력 발전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앞으로 10년 동안 15개의 원자로를 건설할 계획인 미국은 원자력 산업 인력의 절반이 47세 이상이다.

향후 5년간 2만3000명이 퇴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충분한 인력 공급이 이뤄지지 못해 이 분야 인력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원자력 엔지니어의 초임이 1997년 이후 33% 이상 상승해 연봉 5만1182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고령 인력의 퇴직 문제는 영국에서도 심각하다.

10년 내에 기존 인력의 절반이 퇴직할 것으로 추산된다.

WSJ는 영국이 기존 원자력 발전소를 유지하기 위한 인력을 양성하는 데 불과 5년의 시간밖에 남아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현재 전기 생산량의 1%인 원자력 발전 비중을 2020년까지 4%로 끌어올리기 위해 30개의 원자로를 건설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8000명의 신규 인력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 같은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중국은 매년 550명의 인력을 양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인력 양성을 위한 적절한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