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지난해 11.8% 증가한 데 이어 올해에도 8.1%의 안정적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은행은 국내 83개 업종 3598개 주요 기업체를 대상으로 지난 3월 실시한 조사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의 설비투자율이 전년보다 1.1%포인트 늘어난 8.5%를 기록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제조업 가운데 특히 철강 자동차 석유화학 등 전통제조업에 대한 설비투자가 활기를 띠면서 전년 대비 18.4%의 높은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 데 따른 것이다.

반면 반도체 LCD 통신기기 등 IT관련 산업의 투자는 대규모 신증설사업이 일단락됨에 따라 설비투자가 지난해 3.6% 감소한 데 이어 올해도 2.2%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기업규모에 따른 설비투자의 양극화 현상은 올해에도 지속될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은 설비투자를 전년 대비 9.2% 늘릴 것으로 대답한 반면 중소기업은 2.0% 줄일 것으로 답했다.

매출액 가운데 수출비중이 50% 미만인 내수기업은 설비투자가 작년보다 14.4%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내수회복에 대한 기대를 반영했고,설비투자율이 작년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수출비중 50% 이상 수출기업 역시 올해는 증가세로 반전되면서 전년 대비 5.8%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금 조달 측면에서 제조업은 총 소요자금의 81.4%를 내부자금으로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직접금융에 의한 자금조달은 전년 대비 3.8%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는데,주원인으로는 주식발행 비중 축소가 꼽혔다.

이에 비해 외부자금 조달 중 금융회사로부터의 차입비중은 전년보다 2.3%포인트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다.

송정환 산은경제연구소장은 "올해 기업 설비투자는 안정적인 증가세가 유지될 전망이나 IT관련 업종 및 중소기업의 투자 감소세는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 중에서도 중소기업의 투자부진으로 인한 투자양극화 현상은 균형성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므로 주시해야 할 부분"이라며 "설비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고용안정 및 확대를 통해 내수기반을 확충하고,중장기적으로는 신제품 개발 등을 통해 기업경쟁력을 제고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을 강화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