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상업적으로 유용한 수준의 농축 우라늄을 제조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란과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저지하려는 국제사회의 대립이 한층 더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이란 대통령은 11일 테헤란에서 쿠웨이트의 쿠나(KUNA)통신과 가진 회견에서 164개의 원심분리기를 가동해 농축 우라늄을 생산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이란 중부 나탄즈의 우라늄 농축 시설에서 핵 연구 활동을 재개한 이란이 농축우라늄의 산업생산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은 이어 완전한 산업생산 단계에 올라서려면 가동 원심분리기 수를 늘려야 한다며 우라늄 농축 시설 한 곳을 완성하는데는 164개로 구성된 원심분리기 세트 수십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에 164개의 원심분리기 세트를 가동해 얻은 농축 우라늄의 구체적인 양이나 농축도 등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순도 5% 안팎의 저농축 우라늄은 발전용 연료로 쓰이지만 90% 이상의 고농축 우라늄은 핵폭탄의 원료로 쓰일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도 이날 지방 순회 방문 중 자국이 조만간 핵 기술 보유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란의 이날 발표에 대해 미국을 주축으로 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달 28일 이란에 ‘향후 30일 안에’ 우라늄 농축을 포함한 모든 핵 활동을 중단토록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면서 제재 가능성을 열어 놓았으며 이란은 이를 거부하겠다고 이미 밝힌 상태다.

한편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지난 10일 미국이 이란핵 시설에 대해 핵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거친추측’이라고 부정하면서도 “우리는 이란이 핵무기와 그것을 만들 수 있는 능력과 지식을 갖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강경 입장을 재확인, 묘한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