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큰 꽃에서만 향기 나나요… 반쪽 목사 전생수 유고집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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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병에 걸려 회복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어떤 음식이든 먹지 않을 것이니 억지로 권하지 말라.
내가 죽으면 내 몸의 쓸모있는 것들은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나에 대한 어떠한 흔적도 땅 위에 남기지 말라(푯말이나 비석 따위조차도).
와서 산 만큼 신세를 졌는데 더 폐를 끼칠 까닭이 없다."
지난해 10월 새벽기도를 하던 중 뇌졸중으로 쓰러져 51세의 나이로 숨진 전생수 목사가 2004년에 미리 쓴 유언장의 일부다.
이 유언에 따라 그의 각막과 신장,간장,심판막 연골 등의 장기는 7명의 환자들에게 기증돼 새 삶을 열어줬다.
그는 한 줌의 재가 돼 고향 마을의 흙으로 돌아갔지만 타인에 대한 사랑으로 다시 살고 있는 셈이다.
전 목사의 유고집 '더 얻을 것도 더 누릴 것도 없는 삶'(kmc)이 부활절(16일)을 앞두고 출간됐다.
그가 매주 주보에 썼던 시와 인터넷 카페에 올렸던 에세이,묵상의 글,설교,직접 찍은 사진 등을 묶었다.
스스로 가난을 선택하고 낮은 곳으로 임했던 그는 자신을 '반쪽 목사'라고 불렀다.
신학교를 두 곳이나 다녔지만 정규 신학교를 마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다른 교회에서는 성찬과 세례를 베풀 수 없는 '협동회원'으로 묶여 있었던 탓이다.
"나는 서리니 준회원이 정회원이니 협동회원이니 하는 따위에는 아무 관심이 없습니다.
단지 강단에서 설교를 할 수 있고,교회에서 성도를 돌보며 살 수 있고,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으로서 진리를 좇는 사람들 속에 있다는 것이 만족스럽고 소중할 뿐입니다."
기독교 신자가 된 것을 '예수의 도(道)'에 입문한 것으로 여겼던 그는 도시 변두리의 작은 교회와 시골교회를 섬겼지만 그 삶에 만족하고 감사했다.
향기를 내는 데 꼭 큰 꽃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256쪽,1만원.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내가 죽으면 내 몸의 쓸모있는 것들은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나에 대한 어떠한 흔적도 땅 위에 남기지 말라(푯말이나 비석 따위조차도).
와서 산 만큼 신세를 졌는데 더 폐를 끼칠 까닭이 없다."
지난해 10월 새벽기도를 하던 중 뇌졸중으로 쓰러져 51세의 나이로 숨진 전생수 목사가 2004년에 미리 쓴 유언장의 일부다.
이 유언에 따라 그의 각막과 신장,간장,심판막 연골 등의 장기는 7명의 환자들에게 기증돼 새 삶을 열어줬다.
그는 한 줌의 재가 돼 고향 마을의 흙으로 돌아갔지만 타인에 대한 사랑으로 다시 살고 있는 셈이다.
전 목사의 유고집 '더 얻을 것도 더 누릴 것도 없는 삶'(kmc)이 부활절(16일)을 앞두고 출간됐다.
그가 매주 주보에 썼던 시와 인터넷 카페에 올렸던 에세이,묵상의 글,설교,직접 찍은 사진 등을 묶었다.
스스로 가난을 선택하고 낮은 곳으로 임했던 그는 자신을 '반쪽 목사'라고 불렀다.
신학교를 두 곳이나 다녔지만 정규 신학교를 마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다른 교회에서는 성찬과 세례를 베풀 수 없는 '협동회원'으로 묶여 있었던 탓이다.
"나는 서리니 준회원이 정회원이니 협동회원이니 하는 따위에는 아무 관심이 없습니다.
단지 강단에서 설교를 할 수 있고,교회에서 성도를 돌보며 살 수 있고,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으로서 진리를 좇는 사람들 속에 있다는 것이 만족스럽고 소중할 뿐입니다."
기독교 신자가 된 것을 '예수의 도(道)'에 입문한 것으로 여겼던 그는 도시 변두리의 작은 교회와 시골교회를 섬겼지만 그 삶에 만족하고 감사했다.
향기를 내는 데 꼭 큰 꽃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256쪽,1만원.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