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상황일수록 정신 똑바로 차리고 맡은 업무에 충실해주십시오."

김동진 현대자동차 총괄 부회장이 검찰 수사로 어수선해진 회사 분위기를 다잡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환율 급락 등 최악의 경영여건에 검찰 수사까지 겹치면서 맞은 비상시국을 슬기롭게 이겨내지 못할 경우 자칫 현대차도 GM처럼 '추락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 부회장은 지난 11일 임직원들에게 "본연의 업무에만 충실할 것"을 지시했다.

그는 또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내부 동요나 수사에 지장을 주는 발언을 삼가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부회장이 '임직원 다잡기'에 나선 것은 검찰 수사가 장기화되면서 사내에 '내부 제보자는 ○○씨'라는 식의 각종 추측성 루머와 검찰 수사에 대한 불만이 난무한 데 따른 것이다.

실제 상당수 임직원들이 근무시간에도 삼삼오오 모여 검찰 수사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는 등 내부 동요가 가라앉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김 부회장은 환율 급락으로 글로벌 경쟁업체와의 '전쟁'도 버거운 마당에 검찰 수사로 인해 임직원들이 일손마저 제대로 못잡고 있는 상황을 탓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