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의 유력한 서울 경기지사 후보들에게서 열린우리당 '색깔'을 찾아보기 힘들다.

지지도에서 한나라당에 크게 밀리고 있는 당 간판이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여당의 이미지와 정책에 대한 차별화에 나서고 있는 탓이다.

11일 선거사무실을 개소한 진대제 경기지사 후보는 사무실 현판의 바탕색으로 열린우리당의 상징색인 노란색 대신 한나라당의 상징색인 파란색을 사용했다.

사무실 건물에 내걸린 대형 현수막의 바탕색도 파란색(딥 블루)이었다.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는 경선출마를 선언하면서 보라색을 상징색으로 채택했고 당으로부터 상대적으로 독립된 선거캠프를 꾸렸다.

'탈여(脫與)' 움직임은 이 같은 스타일에 그치지 않는다.

여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넘어 정책 차별화로까지 이어지는 양상이다.

강 후보는 12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정부의 서울시 균형개발 정책과 관련해 "시민이신 강남분들의 마음을 다치게 한 것은 잘못이라고 본다"면서 "강남에 사시는 분들이 흔히 '왜 우리를 죄인 취급하느냐'는 말씀을 많이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과는 다른 성격의 개혁을 펼치겠다는 기존 발언과 관련이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도 볼 수 있다"고 차별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앞서 강 후보는 서울 강남·북 재정격차 해소대책에 대해서도 "세목교환보다는 공동세 방안이 더 합리적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세목교환을 당 차원에서 검토해온 열린우리당의 입장 대신 재산세의 절반을 공동세화하자는 한나라당 편을 든 셈이다.

진 후보도 국무회의에서 '수도권 정비계획법 시행령'이 의결되자 "중앙정부의 일방적 규제를 받는 수도권정비계획법을 폐지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난 여당과 다르다"고 언급했던 진 후보는 "(여당이 주장하는) 지방정부 심판론이나 (한나라당의) 중앙정부 심판론은 다 공허한 정치논리"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재창·김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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