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도쿄 학술회의에서 북한과의 대화를 끝내 거부함에 따라 6자 회담이 장기 표류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12일 대북 제재 조치를 추가로 발표했고,일본도 미국의 정책에 공조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북한이 수세에 몰리는 형국이다.

일본 집권 자민당은 북한이 인권 개선에 나서지 않을 경우 일본 정부가 북한에 대해 경제적인 제재를 가한다는 내용의 '북한 인권법안'을 검토 중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12일 보도했다.

전날 아베 신조 일본 관방 장관은 1977년 납북된 요코다 메구미(42)의 남편 역시 납북 피해자인 한국인 김영남(44)이라는 DNA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북한이 일본과 한국에서 여중생과 고교생을 납치해 공작원으로 키운 후 강제 결혼시켰으며,이들의 존재 사실에 대해 30년 가까이 거짓말을 해온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요미우리 신문은 사설에서 '비열한 국가적 테러'라고 비난하고 "한국의 납치 피해자도 485명에 달한다니 일본 정부는 한국과 연계해 사실을 파헤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에서는 이날 몰리 밀러 재무부 대변인이 미국 시민 또는 거주자는 북한 선박을 보유하거나 임대해선 안 되며 보험도 제공하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을 현행 외국자산관리규칙에 추가,다음 달 8일 발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 1년간 북한 무역상사 13곳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무역금융창구인 방코델타아시아(BDA)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국제 금융 시장에서 매장시키는 등 대북 제재 조치를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도쿄에서 10~11일 열린 학술회의 도쿄협력대화는 6개국 북핵 회담 수석대표를 5개월 만에 어렵게 한자리에 불러모으고도 기대를 모았던 북·미 접촉을 성사시키지 못했다.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12일 방한했다.

그는 14일까지 한국에 머물면서 이종석 통일부 장관 등 정부 외교안보 책임자들을 만날 계획이다.

도쿄=최인한 특파원·정지영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