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증권사들이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2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한 증권사만 현대 대신 등 6개사에 이를 전망이다.

올해도 안정적인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정부의 자본시장통합법 도입에 따른 직접적인 수혜주라는 점에서 증권주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가질 만하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실적을 반영,13일 우리투자증권이 4.38%,대우증권이 2.65% 상승하는 등 증권주가 동반 강세를 보였다.

◆ 줄잇는 사상 최대 실적

대우증권은 이날 위탁매매 수수료 수입 등이 급증하면서 2005회계연도(2004년 4월~2005년 3월) 영업이익이 3862억원으로 전년 대비 334.8% 증가,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수익과 경상이익,순이익도 모두 1998년의 종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우리투자증권도 299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앞서 발표한 현대증권(2520억원)과 한국투자증권(2359억원)을 포함하면 벌써 4개사가 2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낸 셈이다.

오는 19일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증권은 물론 대신증권도 지난 2월 말까지 실적을 감안할 때 영업이익 2000억원 돌파가 확실한 상황이어서 영업이익이 2000억원 이상인 증권사는 모두 6개가 된다.

이렇게 되면 대우 등 4개 증권사가 2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낸 1999년 기록을 넘어서게 된다.

삼성증권은 2월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2481억원,대신증권은 2081억원에 달했다.

순이익도 크게 확대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옛 한투증권과 동원증권 합병에 따른 영업외이익이 급증하면서 2005회계연도 순이익이 무려 7298억원에 달했다.

대우증권은 4321억원으로 1998년 최고치(1953억원)의 두 배 이상에 달했고 우리투자증권도 2596억원으로 전년 대비 6배 이상 급증했다.

증권주 상승 랠리 이어질 듯

굿모닝신한증권 이신영 애널리스트는 "대다수 증권사의 수입비중에서 위탁매매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2006회계연도에도 견조한 이익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지난해 하루 평균 주식거래대금은 5조6000억원 수준으로 전년의 3조1000억원보다 80%나 증가했다"며 "증시 시가총액이 커진 만큼 적정 매매회전율만 유지하더라도 거래대금 증가세가 이어지고 이는 증권사 실적 호조로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철호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도 "최근 미수금 규제 때문에 하루 거래대금이 당초 기대만큼 늘지 않고 있지만 큰 흐름으로 봤을 때 6조∼7조원까지는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올해는 증권주에 대한 투자 관점이 바뀔 수 있다"며 "지난해에는 거래대금이 중요했다면 올해는 수익원 다변화가 키워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 애널리스트는 "최근 자산 20조원을 돌파한 동양종금증권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이라며 "삼성 한국투자 미래에셋 등이 유망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 삼성 우리투자 현대 대신 등 5대 증권사의 주가수익비율(PER)은 현재 8.5배 수준으로 10배 이상인 시장 평균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