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脈] 노준형 정보통신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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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준형 정보통신부 장관(52)은 '재미없는 사람'이다.
술도 안마시고 골프도 안친다.
떠들썩하게 노는 것도 싫어한다.
친목모임을 찾아다니며 마이크를 잡는 스타일은 더더욱 아니다.
"한눈팔 줄 모르는 선비 같은 사람".
그를 아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주위에서는 ‘재미없는 노 장관’은 직업관료관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한 행정고시 동기는 “평생 관료의 길을 가겠다는 사람이어서 놀고 마시고 인연맺는 것을 싫어한다”고 말했다.
20년 넘는 관료생활로 재테크 노하우를 터득했을 법도 한데 재산이 아파트를 포함해 4억원에 불과한 것도 ‘재미’와 담을 쌓고 살기 때문이라는 것.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고 관리하는 사람이 아닌 탓에 노 장관의 인맥을 찾기란 쉽지 않다.
설령 있다고 해도 노 장관이 적극적으로 접촉하고 관리하는 인맥은 아니다.
고교 대학 행시동기 관료생활 등 집단 속에서 자연스럽게 맺어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신의 영역인 정보통신 분야에서도 사적으로 끈끈하게 지내는 사람이 거의 없다.
동성고-서울법대 동기나 선후배는 '제로'다.
행시 동기도 없다.
업계 사장들은 외부 행사에서나 만날 뿐이다.
있다고 해도 사적 관계나 모임을 갖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노 장관의 지인이 상대적으로 많은 분야는 법조계와 정계.천정배 법무부 장관,박시환 대법원 대법관,양영준 김&장 변호사,황찬현 서울고법 부장판사,유선호·최철국 열린우리당 의원,정진섭 한나라당 의원 등이 서울법대 72학번 동기동창이다.
특히 천 장관과 박 대법관,황 부장판사 등 세 사람과 친하게 지낸다.
천 장관과는 대학 때부터 마음이 맞았으나 천 장관은 사법고시(1976년),노 장관은 행시(1977년)에 합격하면서 행로가 갈렸다.
황 부장판사는 노 장관에 관한 에피소드를 말해줄 정도로 가깝다.
박 대법관은 꼬장꼬장하고 '재미없다'는 점에서 노 장관과 비슷하다.
현직에서 뛰는 행시 21회 동기는 많다.
유영환 정통부 차관,이종서 교육부 차관,최장현 해양수산부 차관보,이춘희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이재충 충북부지사,강병규 대구부시장,이병화 광주부시장, 박인구 동원산업 부회장 등.유 차관은 지난해 진대제 장관 시절 옷을 벗고 한국투자금융지주 부사장으로 갔던 동기다.
지난달 차관 인사 때 노 장관이 함께 일하자며 끌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 부회장과는 흉금을 터놓고 얘기하는 사이다.
서울 동성고 선배 중 친하게 지내는 사람이 몇 있다.
유지창 산업은행 총재와 강권석 기업은행장, 권오룡 행정자치부 차관, 최창섭 서강대 부총장이 대표적이다.
경제기획원 출신인 노 장관이 관료 중에서는 전윤철 감사원장을 가장 존경하는 선배로 꼽는다.
노 장관이 장관 임명장을 받고 맨 먼저 찾아간 선배도 전 원장이었다.
변양균 기획예산처 장관은 노 장관이 기획원 사무관 시절 법무담당과장으로 모셨던 선배다.
노 장관 인맥 얘기를 할 때 김영주 국무조정실장을 빼놓을 수 없다.
김 실장은 노 장관이 기획원 예산실 사무관일 때 농수산예산정책과장이었다.
두 사람은 주말이면 송파전파소 테니스장에서 함께 땀을 흘리곤 했다.
복식경기에서 자주 호흡을 맞춘 사이인 만큼 핵심 현안 중 하나인 통신·방송융합 문제도 잘 해결할 것이란 기대를 낳고 있다.
이석채 전 정통부 장관(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은 노 장관을 중용한 기획원 선배다.
1994년 정통부에 초고속인터넷망 구축기획단이 만들어지면서 젊은 노 장관은 정통부에 합류했다.
뒤이어 장관으로 취임한 이 전 장관은 기획원 후배인 노 장관을 핵심국장에 앉혔다.
이후 노 장관은 능력을 발휘해 차관까지 거침없이 올라갔다.
노 장관은 가끔 '중간에 기획원으로 돌아갔으면 어떻게 됐을까'라고 반문해본다.
이런저런 인맥 중에서도 노 장관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대학 후배가 있다.
서울법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노지윤씨.노 장관의 딸이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