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먹고 자고 일하며 사랑하는 일체의 행위를 불교에서는 업(業)이라 부른다.

학업 개업 취업 농업 생업 활동에서부터 '사람이 사람 만나서 사람 만드는' 가장 큰 업까지 끝이 없다.

이 개념은 훗날 그에 상응하는 보(報)가 뒤따른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격으로 오늘의 내 행동이 내일의 모습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일반인의 생활이라고 해서 다를 바 없다.

특히 풍요로운 미래를 꿈꾸며 매력 있는 인격체로 거듭나려는 사람일수록 현재의 습관과 행동에 지혜가 요구된다.

우리에게 주어진 부모 자식에 대한 업,그리고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큰 짐을 거부하지 않고 이겨낼 수 있는 처세술은 어떤 것일까.

'체스터필드,최고의 인생'(필립 체스터필드 지음,안진환 옮김,스마트비즈니스)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방법과 기술을 제시함으로써 상대방의 애정을 얻는 노하우를 밝혔다.

진정한 부와 명예의 길을 찾는 인생론이자 성공학 교과서라 할 만하다.

저자는 18세기 영국의 정치가이자 문필가로서 새뮤얼 스마일즈,조너선 스위프트,존 스튜어트 밀의 정신적 스승.우리에게는 '내 아들아,너는 인생을 이렇게 살아라'로 유명해졌다.

이 책은 미래의 꿈을 성취하는 가장 중요한 근본으로 겸손함을 꼽았다.

두 개의 극단 사이에 있는 중용을 취할 줄 알고,자신을 낮추되 수줍어하지 않으며,넉넉하면서도 오만하지 않은 사람에게 최고 점수를 주었다.

또 품위 있고 우아한 몸가짐은 타인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는 힘이며,정중한 태도와 언행은 세상을 기쁘게 하는 행동양식이라 주장한다.

"'언행은 부드럽게,실천은 단호하게'라는 황금률을 따르라.그리하면 윤리적 도덕적으로 완벽에 가까워질 수 있다.

동시에 사회에서 멋지게 살아남는 기술을 배우려면 몸가짐이 정중한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예의는 당신의 부족한 자질을 숨겨주고 덮어주는 친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기와 질투는 세상에서 가장 추악하고 불쾌한 악덕이며,게으름과 부주의는 사람들의 마음을 녹슬게 만드는 경계 대상이라고 주의를 당부한다.

무엇보다 급한 것은 교실을 탈출해 세상이라는 운동장으로 나오라는 것,그리고 현장을 보는 관찰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한 가지 색깔로만 이루어진 인간은 없다.

대부분 여러 색상과 밝기가 섞여 있으며,비단의 색이 빛의 방향과 강도에 따라 달라지는 것처럼 사람도 상황에 따라 변한다.

변화에 대한 분별력은 그래서 중요하다.

세상 물정을 보는 눈이 밝아지면 설사 인격이나 지식이 모자라더라도 자신보다 우수한 사람을 조종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은 사랑에 빠져 마음을 빼앗긴다 해도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고,대식가가 되지 않고도 미식가 소리를 들으며,술에 취하지 않고도 맛 좋은 와인을 즐길 수 있는 현명함을 선사해 준다.

264쪽,1만2000원.

김홍조 편집위원 kiru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