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횡령 및 탈세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게 될 전망이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14일 정 회장의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확보해 정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정 회장은 이날 밤 11시45분께 일단 귀가 조치됐다.

이인규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정 회장에 대한 처벌 수위는 오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추후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정 회장을 상대로 1999년 4월 회사 소유의 고려산업개발 주식 550만주에 대한 신주인수권을 진승현씨에게 싸게 넘긴 뒤 진씨가 지배하고 있던 리젠트 증권에 되팔아 남긴 차익 56억원을 어떻게 처리했는지를 조사했다.

그간 정 회장은 당시 현대산업개발 재무팀장이었던 서 모씨가 신주인수권 매매차익을 중간에서 가로채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대해 이 차장 검사는 "실무자인 서씨가 정 회장과 다른 사람 몰래 회사돈을 빼돌리기 힘든 점과 이 거래 이후 서씨가 상무로 승진한 사실에 비춰 서씨가 가로챘다는 말은 설득력이 없다"고 일축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