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4일 종전 사상 최고치를 훌쩍 뛰어넘은 데는 '삼성전자 효과'가 결정적이었다.

시가총액 비중이 17%에 달하는 삼성전자가 기대치를 밑도는 1분기 실적에도 불구하고 2.66% 급등했기 때문이다. 환율 유가 등 대외변수에다 수급도 불안한 상황에서 지수가 단숨에 전고점을 돌파하자 시장에선 낙관론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투자심리가 좋아져 지수가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수급도 뒷받침되면서 선순환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렇지만 일각에선 여전히 유가 등 대외변수의 불안 등을 이유로 조정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삼성전자 효과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1조6140억원은 시장 평균 예상치인 1조8000억원을 밑돌았다. 그런데도 이날 기관은 삼성전자를 292억원어치 사들이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전문가들은 두 가지 이유로 풀이했다. 하나는 기대 이상의 자사주 매입 규모였고,또다른 하나는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였다.

이춘수 대투운용 주식본부장은 "300만주의 자사주 매입계획은 주가를 강력히 떠받치겠다는 회사측의 메시지가 담겨진 것"이라며 "과거에는 자사주 매입기간을 외국인이 차익 실현 기회로 활용하면서 주가가 하락했지만 이번에는 시장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어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잇단 자사주 매입으로 삼성전자의 실질 유통물량이 급속히 줄고 있는 점도 주가 상승 배경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2000년부터 취득한 자사주는 모두 2000여만주로 총 주식수의 13.4%에 달한다. 자사주 매입 확대에다 외국인과 기관의 지분 증가 등으로 실질 유통물량은 매년 감소,현재 총 주식수의 21.55%에 불과하다.

김상백 한투운용 주식본부장은 "삼성전자 실적에 대해선 1분기보다는 2분기를 더 안 좋게 봤다"며 "그러나 삼성전자가 1분기를 바닥으로 2분기부터 턴어라운드할 것이란 자신감을 내놓으면서 시장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대부분의 대형 주식형펀드 내 삼성전자 편입비중은 16% 선"이라며 "최근 비중을 다시 늘리려는 움직임이 강하다"고 전했다.

장 전망은?


코스피지수가 계속 오름세를 이어갈지에 대해선 대체로 낙관론이 우세하다. 일각에선 조만간 1500선 돌파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해외 경기와 증시가 모두 탄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도 전고점 돌파 후 안정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효과와 기업 인수·합병(M&A) 재료들이 가세하면서 4월 중 코스피지수가 1450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김영익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경기 모멘텀은 물론 세계 경기의 위험요인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최근 이머징마켓으로 유입된 과다한 글로벌 유동성이 빠져나갈 경우 충격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따라서 "주가가 오르면 비중을 줄여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