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우먼파워에 본격 시동이 걸렸다.

남자 직원보다 경험이나 나이는 적지만 특유의 세심함을 무기로 좋은 실적을 내며 요직에 발탁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보직도 지점장 일변도에서 벗어나 본사에서 중책을 맡는 경우가 많아졌다.

한국증권 박미경 상무(47)는 이달 초까지만 해도 직급이 부장이었다.

최근 인사에서 파격적으로 두단계나 승진,PB사업본부장(상무)으로 임명됐다.

박 상무는 최초 여성지점장,최초 여성 홍보실장 등을 거친 증권가 우먼파워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대한투자증권도 지난 2월 말 30대 초반의 이혜나 차장(32)을 프라임마케팅팀장에 전격발탁했다.

대투 역사상 최연소 팀장인 이 차장은 임명된 지 한달 만에 200억원의 연기금 자금유치에 성공했다.

금융공학을 전공한 실력파답게 헤지펀드를 활용,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제공한 '맞춤'마케팅 결과다.

또 최선희 동양종금증권 부장(46)은 4년째 국제금융팀을 이끌고 있다.

자본시장 선진화와 함께 급팽창하고 있는 외화채권발행 외자유치 외환트레이딩 업무 등을 진두지휘 중이다.

이은영 미래에셋증권 철강팀장(39)은 남자들의 독무대로 여겨졌던 리서치분야에서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꼽히며,여성들의 활동영역을 확장했다.

변호사인 이정숙 삼성증권 법무팀장(41)은 정통 증권맨은 아니지만 2001년 상무로 승진,우먼파워 형성에 속도를 붙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업쪽으로 오면 여성들의 활약이 더욱 두드러진다.

삼성증권에선 이재경 FH테헤란지점장(39),최문희 FH청담지점장(38)이 고액자산가를 상대하는 서울 강남지역 영업에서 두각을 나타내 '환상의 복식조'로 불린다.

최 지점장은 삼성증권 최연소 지점장이다.

한화증권 홍은미 지점장(43)도 2004년 말 오픈한 갤러리아지점을 맡아 운용자산을 1년여 만에 2400억원으로 불리는 수완을 발휘했다.

또 우리투자증권 골드넛멤버스WMC지점 유현숙 차장(40)은 4년 걸리는 내부승진 연한을 1년 앞당겨 발탁됐다.

우리투자증권에선 자산관리 최우수자에게 부여하는 '마스터 WM'에 선정된 25명 중 11명이 여성이다.

황선영 미래에셋증권 영통지점장(34)도 작년 11월 최연소 지점장 타이틀을 달았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