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렸던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정보기술 종합전시회 'IT Korea-KIECO 2006'이 나흘간의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10여만명의 관람객을 끌어 모으고 60여개국 700명이 넘는 해외 바이어들이 찾아와 1억6200만달러 규모의 수출상담 실적을 올리는 등 큰 성과(成果)를 거뒀다.

우선 한국경제신문사와 한국무역협회가 2003년부터 공동으로 주최하기 시작하면서 해를 거듭할수록 수출의 기회를 엮는 무역 창구로서 그 역할을 더해 가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특히 올해는 해외 마케팅 능력이 부족한 지방 중소기업들의 참가를 확대, 이들의 신제품을 해외에 알리고 수출상담으로 연결시킨 것은 그 의미가 컸다는 평가다.

더욱 고무적(鼓舞的)인 것은 KIECO가 세계적인 IT전시회로 발돔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16개국 49개 기업을 포함, 200여개 업체들이 참가해 디지털 TV, 차세대 PC,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모바일 게임 등 유비쿼터스 세상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끼게 하는 IT 신기술 경연장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마케팅 효과 극대화라는 직접적인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수만명의 학생들이 대거 몰려들 정도로 첨단 IT교실로도 큰 인기를 끄는 등 간접적인 측면에서도 그 성과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여기에 만족할 수는 없다.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전국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중소 IT업체들을 세계시장과 연결하는 창구 역할을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선 지방자치단체나 각 지역에 산재헤 있는 각종 혁신클러스터 등과의 적극적인 협력이 요구된다.

그리고 세계적인 전시회로 키워나가는 노력도 시급하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국제적으로 자랑할 만한 전시회가 없다.

정부가 전시산업에 관심을 갖고 관련법을 제정하는 등 인프라 조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다행한 일이지만 여기서도 선택과 집중의 원칙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 IT산업의 위상에 걸맞은 전시회를 육성하려면 전문화·국제화·대형화가 무엇보다 절실(切實)하다.

그런 점을 생각하면 국내 최고 IT전시회로 위상을 굳힌 KIECO는 가장 가능성이 큰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정부와 민간의 역량을 결집한다면 그렇게 어려운 일만도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