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형 MBA'라고 할 수 있는 전문공학석사(PEM:Professional Engineering Master)과정이 국내에도 도입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세대 고려대 등은 이르면 내년 초 기업 맞춤형 최고급 공학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 PEM 과정을 공대에 설치키로 방침을 세우고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16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과학기술부는 최근 KAIST 연세대 고려대 서울대 한양대 등 7개대 교무처장들과 회의를 갖고 PEM 과정을 설치하는 방안에 대해 집중 협의했다.

과기부가 추진 중인 PEM과정은 이공계 학부 졸업생들이 진학해 이공분야 전문지식에다 경영학을 결합한 커리큘럼을 2년 정도 배우는 코스. 지식재산권 관리,임상시험 관리,공학회계학 등 철저한 산업현장 실무 중심으로 짜여있는 게 특징이다. 과기부 관계자는 "이 과정을 마친 취업자는 기업에서 별도 재교육을 받지 않고도 전공지식을 기업 경영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과정은 현재 외국 유명 대학에서 도입해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다고 과기부측은 설명했다. 세계 최고의 이공계 대학인 MIT를 비롯 40여개 미국 대학들은 학부에서 과학이나 수학을 전공한 학생을 대상으로 '산업수학''비즈니스물리학''컴퓨터화학' 등의 커리큘럼으로 짜여진 PSM(Professional Science Master)과정을 도입,현장 중심형 고급 인재를 배출하고 있다.

강창원 KAIST 교학처장은 "기업들이 이공계 대학원과정에서 실제 현장에서 필요한 내용을 가르쳐 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며 "정부에서 지원만 한다면 내년부터 이 과정 신입생을 뽑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대희 연세대 교학부총장은 "과기부가 추진 중인 PEM 프로그램이 산업 발전과 고급 이공계 인력 양성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어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균 고려대 교무처장은 "고려대의 경우 자체적으로 이러한 프로그램을 개설할 복안을 세워놓고 있다"며 "내년이라도 공대와 경영대가 합심해 PEM 과정을 개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