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은 세차기에도 통하더군요."

자동차부품 및 유공압기기 제조업체인 동양기전(대표 양재하)은 "2004년 출시한 '듀오(DUO)'가 세차기 매출을 두 배로 끌어올렸다"며 이렇게 말했다.

1998년부터 세차기를 만들어온 동양기전은 2003년 10월 디자인 업체인 시뱅크디자인과 손잡고 새 제품 개발에 들어갔다.

'하이더존' 등 기존 제품들이 성능 면에서는 수입품을 따라잡았지만 외양이 떨어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개발한 '듀오'는 주유소 환경에 잘 어울리고 조작도 간편하다는 평가를 받아 최근 한국디자인진흥원의 '2006 SD(Success Design) 상품'으로 선정됐다.

동양기전은 "듀오를 출시한 후 월 15~17대였던 세차기 판매 대수가 30대 안팎으로 늘어났다"며 "중국 및 동남아 시장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쎄비오도 디자인 덕을 톡톡히 본 회사다.

이 회사 전영일 대표는 특허 변리사로 일하다 '각반일체형 신발'이라는 아이디어를 상품화하기 위해 작년 4월 법인 등록을 했다.

이 제품은 발목을 보호해 주면서도 일반 도로에서 걸을 때 불편함이 없도록 발목 부위에 지지대를 부착한 신발이다.

하지만 첫 상품으로 내놓은 축구화는 투박하고 단순한 디자인 때문에 소비자 반응이 심드렁했다.

이에 쎄비오는 세올디자인과 손잡고 새로운 디자인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5개월간의 작업 끝에 만들어진 축구화는 기능성과 심미성을 모두 만족시킨다는 호평을 얻었고,현재 독일 모 축구팀에서 테스트를 받고 있다.

축구화가 '디자인 수술'을 받을 때 함께 만들어진 등산화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독일의 한 신발업체가 300만~500만유로 규모의 구매 상담을 요청해온 것이다.

이에 고무된 쎄비오는 각반일체형 신발 아이디어를 골프화나 실버화(노인용 신발) 등에도 접목시킬 계획이다.

유기농산물 및 친환경 제품 제조·판매업체인 리뉴얼라이프 역시 전통음식인 청국장에 현대적 감각을 입힌 포장으로 신선한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이 회사의 '청국장이 빠띠쉐를 만나면'은 동결 건조 청국장에 초콜릿과 녹차 분말 등을 입혀 만든 식품이다.

청국장 냄새가 나지 않고 우유나 요구르트 등과 함께 간식으로 먹기 편하도록 만들었다.

리뉴얼라이프는 이 제품의 개성있는 브랜드명과 신세대 트렌드에 맞는 포장 이미지를 무기로 유기농 매장은 물론 백화점과 대형 유통사 등의 유통망도 확보할 수 있었다.

이들 업체를 비롯해 총 40여개 업체 제품을 '올해의 SD 상품'으로 선정한 한국디자인진흥원은 "2003년부터 2005년까지 디자인을 개선해 소비자로부터 호평을 얻고 매출액 향상도 이끌어낸 업체를 모범 사례로 뽑아냈다"며 "중소기업에도 디자인 경영 마인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현지 기자 n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