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C업계에는 대기업 그룹도 발을 들여놓고 있다.

대상그룹 계열 벤처투자회사 UTC벤처는 2004년 UTC인베스트먼트로 이름을 바꾸면서 CRC전문업체로 변신했다.

대상그룹은 UTC인베스트먼트를 통해 동서산업을 인수,계열사로 편입시키며 사업 영역을 다각화할 수 있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소형가전 자회사인 노비타를 305억원에 인수한 네오플럭스는 두산그룹 계열이다.

이 회사는 CRC 업무 자체보다는 고려산업개발이나 대우종합기계 등 두산그룹의 M&A 전략을 뒷받침하는 역할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중소 중견그룹 중에도 사업다각화를 위해 CRC를 거느린 곳들이 있다.

대성그룹은 2002년 계열사인 대구도시가스를 통해 '바이넥스트캐피털'을 인수,CRC 업계에 뛰어들었고 중견 화장품 업체인 한국콜마 윤동한 사장도 '씨엔아이네트워크'를 운영 중이다.

이번 현대차 비자금 수사에 연루된 윈앤윈21의 경우 압연롤러 등 주조품을 생산하는 거래소 상장기업 SNG21의 자회사다.

SNG그룹은 이들 두 기업을 포함,9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는 자산 1조1000억원 규모의 중견그룹이다.

코스닥 상장업체로 반도체 웨이퍼 제조용 식각재료를 생산하는 테크노세미켐도 2003년 50억원을 투자해 나우기업구조조정전문을 설립했다.

또 학습보조기 '엠씨스퀘어'로 잘 알려진 대양이앤씨는 1996년 설립한 대양창업투자를 통해 CRC 업무를 하고 있고 화학약품 유통업체인 로지트코퍼레이션은 CRC 전문기업인 로지트인베스트먼트를 보유하고 있다.


#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Corporate Restructuring Corporate)=기업구조조정을 전문으로 설립되는 상법상의 주식회사.채권금융기관으로부터 부실기업을 인수한 후 경영을 정상화함으로써 수익을 올린다.

채권금융기관은 CRC에 주식을 넘겨 조기에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펀드 형태의 페이퍼컴퍼니인 기업구조조정투자회사(CRV·Corporate Restructuring Vehicle)가 한 개의 워크아웃기업을 맡는 한시적인 기업인 반면 CRC는 영속적으로 존재하며 상대적으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