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가수 데뷔 30년을 맞은 최백호가 처음으로 라디오 진행을 맡는다.

'똑순이' 김민희와 호흡을 맞춰 24일부터 KBS 2라디오 해피FM(서울ㆍ수도권 106.1㎒) '라디오 챔피언'(매일 오후 6시10분~7시55분)의 DJ로 마이크를 잡는다.

최백호는 18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 라운지에서 열린 KBS 2라디오 봄 개편 기자간담회에서 "데뷔하는 라디오 DJ로는 내가 최고령이 아니겠느냐"고 웃으며 "섭외 제의를 받고 '이 사람들 참 엉뚱하구나'라고 생각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매일 같은 시간에 일을 하는 것도 힘들고 사투리도 심해서 나에게 거부감을 가질 사람도 많을 것"이라면서도 "저녁에 라이브 카페 4군데에서 일을 했는데 라디오 진행을 위해 3곳을 정리했다"고 의욕을 감추지 않았다.

이에 대해 연출을 맡은 하종란 PD는 "최백호 씨는 툭툭 던지는 이야기가 가슴에 와닿는 부분이 많다"며 "이렇게 튀는 부분은 김민희 씨가 깔끔하게 잘 마무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내 마음 갈 곳을 잃어' '영일만 친구' '낭만에 대하여' '가을편지' 등의 히트곡을 남긴 최백호는 최근까지 라디오 게스트로 종종 출연, 입담을 과시했다.

구수한 목소리에 솔직한 이야기로 청취자에게 어필했다.

'라디오 챔피언'에서는 진행뿐 아니라 직접 코너도 담당한다.

매일 '최삿갓 방랑기'라는 콩트에서 촌철살인의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최백호와 함께 호흡을 맞출 MC는 김민희다.

그는 "어려서부터 연기 활동을 시작했는데 엄마, 이모와 함께 다닌 바람에 트로트에 익숙하고 좋아하기도 한다"며 "남편도 내가 불규칙한 드라마 촬영을 하는 것보다는 라디오 진행하는 것을 더 반긴다"고 말했다.

특히 최백호에 대해서는, "중학교 때 사귀었던 남자친구와 헤어졌을 때 불렀던 노래가 '내 마음 갈 곳을 잃어'였고, 노래방에서 첫 곡으로 부르는 노래는 '영일만 친구'"라며 "최백호 선배님을 '한국의 리처드 기어'라고 여길 정도로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KBS 드라마 '인생이여 고마워요'에 출연한 김민희는 2000~2003년 SBS 라디오에서 '송영길 김민희의 한판 승부'를 진행한 바 있다.

프로복싱 전 세계 챔피언 홍수환과 이승연 아나운서가 진행하던 '라디오 챔피언'은 MC 교체와 함께 내용도 전면 개편한다.

개그맨 강성범와 김구라, 소설가 안정효, 언론인 차미례 등에게 새로운 코너 진행을 맡겼다.

라이브 음악을 들려주는 '토요 콘서트 낭만에 대하여'도 마련됐는데 가수 남진이 첫 출연자로 선을 보인다.

하 PD는 "가벼운 시사에 오락을 가미해 중장년층의 퇴근길을 겨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KBS는 24일부터 장애인과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3라디오(서울ㆍ수도권 AM 639㎑) 개편도 실시한다.

보도 기능을 강화하고, 장애인을 위한 실질적인 정보 제공에 포인트를 뒀다.

우선 1TV의 'KBS 9뉴스'를 중계하는 시간을 신설했다.

평일 오전 10시5분에 방송되던 '오늘의 신문 1부'는 토요일에도 생방송으로 진행을 하며, '건강 365'(월~토 오후 4시5분)는 피부과 전문의 함익병 박사를 새 MC로 맞아 건강정보와 재활 상담을 제공한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