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인상 종료를 시사하면서 19일 국내 증시가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10포인트 넘게 올라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 700조원대에 진입했다.

GDP(국내총생산) 대비 시가총액 비중도 100%에 육박했다. 외국인의 매수가 상승 원동력이 됐다.

하지만 원화 강세(환율 하락)와 고유가에 따른 기업실적 부담이 여전해 추가적인 상승은 제한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견해다.

◆ 시가총액 700조원 돌파

이날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701조4380억원으로 끝났다.

작년 11월 600조원을 돌파한 지 5개월 만의 일이다.

상승장이 본격화된 2004년 8월 시가총액이 333조원이었음을 감안하면 20개월 만에 두 배 넘게 불어난 것이다.

GDP 대비 증시(유가증권+코스닥) 시가총액 비중도 처음으로 100%에 근접했다. 이날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은 74조4621억원으로 마감,두 시장 전체의 시가총액은 775조9001억원으로 작년 GDP의 96.2%에 달했다.

김학균 한국증권 연구위원은 "시가총액이 GDP에 근접한 건 우리 증시의 재평가 과정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8일 현재 2004년 GDP기준 시가총액 비중은 홍콩 미국(뉴욕+나스닥) 대만의 경우 각각 422%,210%,170%에 이른다.

다만 일본(도쿄+오사카+자스닥)은 108%로 낮은 편이다.

◆ 미 금리인상 중단 기대로 급등

이날 상승장은 외국인들이 이끌었다.

외국인은 3200억원어치를 순매수,지수를 장중 한때 1450선 위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특히 외국인의 총매수 규모는 1조3000억원에 달해 평소 6000억~8000억원의 두 배에 육박했다.

외국인의 매수세는 미국이 정책금리 인상을 중단,글로벌 유동성에 영향이 없을 것이란 기대감에서 비롯됐다.

18일 공개된 FOMC 의사록에서 일부 위원들이 지나친 긴축이 위험하다는 우려를 표시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상장사는 3월 말 현재 전체의 30.3%인 466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436개사에 비해 6.88%,2004년 말 331개사보다는 40.79% 늘어난 것이다.

이 가운데 108개사는 외국인들이 '경영참여' 목적으로 지분을 대량 보유 중이다.

◆ 단기조정 가능성도 적지 않아

미 금리인상이 막바지에 온 점이 호재임은 분명하지만 추가적인 급등을 이끌 만한 재료는 아니라는 진단이다.

윤용철 리먼브러더스 대표는 "외국인들의 생각이 좀 더 긍정적으로 바뀌었지만 미국 주택시장 진정세 등을 감안할 때 일방적인 순매수를 이어가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리인상 중단의 역효과도 예상된다.

임정석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인상 중단이 당장 수급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원자재 가격과 원화가치의 강세로 이어지며 기업실적에는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원화 강세로 인해 당초 전년 대비 14~15%로 예상했던 기업이익 증가율 규모가 최악의 경우 5% 수준으로 감소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