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은 20일(현지시간) 6자회담이 북핵 문제 해결에 '적절한 절차'라는 데 동의했다고 후 주석이 말했다.

이날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가진 공동회견에서 후 주석은 또 "이란 핵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데도 부시 대통령과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부시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북한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이 북한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토록 후 주석에게 촉구했다.

후 주석은 이에 대해 외교적 협상을 통해 협력하겠다고 답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위안화 절상 및 무역불균형 문제,북한 이란의 핵문제 해결방안,대만정책 및 중국 인권문제 등 두 나라의 공동 관심사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

정상회담에 앞서 백악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부시 대통령은 환영사를 통해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의 성공을 위해 계속 후 주석에게 조언과 협력을 구할 것"이라며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도록 중국이 북한에 대해 갖고 있는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6자회담은 북한이 올바른 전략적 결단을 통해(6자회담의) 다른 5개국에 약속한 대로,모든 핵무기와 기존의 핵프로그램을 포기할 경우에만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후 주석은 답사에서 북한 핵문제와 관련,"핵의 국제비확산체제 유지와 지구의 평화 및 안정을 위해 한반도와 이란 핵문제를 외교적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하는데 미국 등과 협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핵 및 이란 핵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은 하되 대화와 설득이란 기존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부시 대통령은 또 위안화 절상문제와 관련해 "중국이 유연한 환율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후 주석은 "환율제도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후 주석은 지난 19일 시애틀에서 "중국도 유연하면서 안정적인 환율제도를 원하지만 수용 가능한 동시에 동등한 차원에서 위안화 환율이 기본적으로 안정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해 인위적인 위안화절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었다.

부시 대통령은 대만문제에 대해선 "한쪽만의 변화추진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해 중국의 '하나의 중국정책'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후 주석은 이에 대해 거듭 감사한다고 밝혀 대만문제에 대해선 두 정상이 일치된 견해를 보였다.

두 정상은 이 밖에 중국의 인권문제와 중국정부의 탈북자에 대한 태도 및 지식재산권 보호문제 등도 논의했다.

두 나라 간 무역불균형문제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가 오갔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에 이어 오찬을 함께했다.

한편 이날 환영식에서 후 주석이 답사를 하는 도중 카메라 기자석에 있던 한 중국계 중년여성이 중국의 인권문제에 거세게 항의,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