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으로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러시아에서 갑부들의 재산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0일 발간된 포브스 러시아판에 따르면 러시아 100대 갑부들의 총재산은 2480억달러로 지난해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 1을 넘어섰다.

또 전체적으로 이들 100대 갑부의 재산은 지난해에만 무려 1009억달러 늘었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부의 편중현상이 러시아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 최대 갑부는 영국의 축구클럽 첼시의 구단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로 재산 규모는 183억달러였다.

석유재벌인 아브라모비치는 지난해 36억달러의 재산을 불렸다.

러시아 최대 석유회사 루코일(LUKOIL)의 CEO(최고경영자)인 바지트 알렉페로프는 지난 한햇동안 재산을 무려 3배나 늘려 2위를 차지했다.

그의 재산 규모는 127억달러.

러시아 철강회사 NLMK의 오너인 블라디미르 리신,은행 석유 이동통신사 등을 거느린 알파그룹 소유주 미하일 프리드만이 각각 3,4위를 차지했다.

포브스 러시아판 부편집장인 키릴 비슈네폴스키는 "러시아 경제가 더 부유해지기 때문에 부자는 더욱 부자가 되고 있다"며 "지난 한 해 많은 러시아 기업의 가치가 그동안 저평가된 까닭에 (러시아) 경제에 비해 더 빠르게 커졌다"고 말했다.

현재 러시아에는 10억달러 이상 재산가가 44명에 달하는 반면 일반인들의 연간 평균소득은 1인당 3600달러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러시아의 일반 시민들은 이들 갑부를 부러움과 분노가 뒤섞인 눈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심지어 그들이 불법행위를 통해 돈을 벌었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러시아 갑부들은 구소련 붕괴 이후 무질서하게 진행된 국영기업의 민영화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해 엄청난 재산을 쌓았다.

비슈네폴스키는 "우리는 (100대 갑부 리스트에서) 새로운 이름들을 보고 있다"며 "새 이름들은 소매업,기계설비,금융,원료서비스 업체,심지어 농업 관련 기업들을 대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