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 외국인 전용공단인 마산 자유무역지역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이곳에 입주한 대표적 외국기업인 세계 최대 휴대폰업체인 핀란드 노키아, 그리고 일본 소니가 한국 내 생산량을 줄이고, 생산설비 일부를 중국과 인도, 동남아로 각각 옮긴다고 한다. 노키아와 소니는 산요와 함께 이 지역 매출액의 94%를 점유(占有)할 정도로 상징적인 기업들인 만큼 고용 등 지역경제에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 외국기업 탈출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憂慮)를 더해주고 있는 점도 걱정이다.

이 기업들은 한국을 떠나는 이유로 높은 인건비와 환율하락을 들고 있다. 그러나 오로지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만 하기엔 우리 스스로 되돌아봐야 할 점들도 적지 않다는 생각이다. 어떻게 보면 마산 자유무역지역이 제때 변화하지 못한 것도 무시못할 요인이란 점에서 그렇다.

노키아나 소니는 물류비용 절감, 연구개발 차원에서 협력업체를 입주시키고 싶어도 공장 부지를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어 왔다. 주변 인프라도 36년 전의 그것과 크게 다를 게 없이 빈약하다. 입주업체들은 문제점을 제기했지만 개선되지 않았다. 오죽하면 입주업체중 64%가 해외이전이나 생산 축소를 고려하고 있다고 하겠는가. 한마디로 위기(危機)다.

문제는 마산 자유무역지역만 그런 게 아니란 점이다. 특구, 클러스터 조성 등에 정부와 지자체가 앞다퉈 나서고 있지만 이들도 사정이 크게 다를 게 없다. 임금 환율 등의 불리함을 상쇄할 정도로 다른 매력요인을 창출하지 않는 한 신규 투자는커녕 들어온 기업들마저 제대로 지키기 어렵다. 외국인 투자유치 정책 전반에 걸쳐 재검토와 함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