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영투신 VIP투자자문 등 가치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기관들이 잇따라 코스닥기업을 매수하거나 지분을 늘리고 있어 주목된다.

매수 대상이 된 종목으로는 지엔코 코텍 국일제지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기관은 꾸준한 실적을 내면서도 내재가치 대비 저평가돼 있는 기업을 선호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만큼,이들이 매수한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코스닥 가치주 속속 출현

21일 금융감독원과 업계에 따르면 서울대 주식투자 동아리에서 활동한 김민국 최준철씨가 졸업 후 설립한 VIP투자자문은 최근 '써스데이 아일랜드' '엘록' '엔진2' 등의 브랜드를 갖고 있는 캐주얼 의류 전문업체인 지엔코 지분을 5.31%(특수관계인 포함) 매입했다.

VIP투자자문은 이달 초에는 카지노용 모니터 등을 제조하는 코텍의 지분을 종전 7.94%에서 9.40%로 높였고,지난달 말에는 특수지에 특화돼 있는 국일제지의 지분율을 6.42%에서 7.53%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VIP투자자문은 지난해 7월엔 클린룸 부문 선두업체인 삼우이엠씨의 지분을 5.21% 매입했다고 신고한 뒤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의 대표적 가치투자자 중 한 명인 허남권 주식운용본부장이 소속된 신영투신도 최근 코스닥기업을 잇따라 대량 매수했다고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지난 10일 현재 신영투신이 대량 보유 한 종목은 피제이전자 와토스코리아 참테크 에스피지 대진공업 코메론 위닉스 이루넷 등이다.

◆ 가치주 투자전략은

가치투자는 내재가치보다 저평가된 종목을 매입,주가가 제자리를 찾을 때까지 장기간 보유해 고수익을 내는 전략이다.

가치투자자마다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업력이 비교적 오래 됐고 △해당 업종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시장점유율(독과점일수록 선호됨)과 높은 브랜드 네임을 확보하고 있으며 △경기부침에 관계없이 실적이 꾸준하거나 매년 호전하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수익비율(PER) 등이 기업가치에 비해 낮거나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을 주된 매수 타깃으로 삼는다.

이런 측면에서 가치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기관이 최근 매수한 종목은 내재가치 대비 저평가됐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최근 주가가 단기 급등해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거나 영업환경이 갑자기 악화되는 종목을 가치주라는 이유만으로 매수해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가치주는 절대적인 개념이 아니고 내재가치 대비 주가가 낮을 때는 가치주 부류에 속하지만 주가가 오르면 더 이상 가치주라고 부를 수 없는 상대적인 개념"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스닥시장이 유가증권시장보다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최근 '코스닥 가치주'가 속속 출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채원 밸류자산운용 전무는 "올해 초 기관의 '코스닥 엑소더스' 분위기 속에서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내재가치보다 과도하게 하락한 종목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