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휴대폰 업체들 왜 이러는가.

세계 4대 휴대폰 업체의 1분기 실적이 발표되자 관련업계는 깜짝 놀라고 있다.

세계 1,2위 업체인 노키아(핀란드)와 모토로라(미국)는 시장점유율과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렸다.

반면 3위 삼성전자는 1년 전에 비해 점유율이 떨어졌고,4위 LG전자는 '빅5' 중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했다.

노키아는 21일 지난 1분기에 휴대폰 부문에서 1년 전에 비해 30% 많은 58억6900만유로의 매출을 올렸고 영업이익률이 14.4%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모토로라는 1분기 매출이 1년 전보다 45% 늘었고 11.0%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노키아와 모토로라는 1분기에 영업이익률에서 삼성전자를 추월했다.

그동안 양사는 점유율에서는 삼성에 앞섰지만 영업이익률에서는 항상 삼성에 뒤졌다.

그러나 1년 전 17.3%였던 삼성전자 영업이익률이 올 1분기에 10.0%로 떨어지는 바람에 두 회사가 앞섰다.

시장점유율은 말할 것도 없다.

선두 노키아의 시장점유율은 최근 1년 새 30.9%에서 32.8%로 1.9% 포인트 뛰었다.

모토로라 실적은 더 좋다.

지난해 1분기에 16.5%의 점유율로 삼성(14.1%)에 바짝 쫓기는가 싶더니 올 1분기에는 20.1%로 점유율을 높였다.

삼성의 1분기 점유율은 12.7%.1년 새 1.4%포인트 떨어졌다.

휴대폰 매출도 5% 감소했다.

1년 전 182달러였던 판매단가도 171달러로 떨어져 소니에릭슨(180달러)에 수위를 내줬다.

LG는 흑자도 내지 못했다.

영업손실 309억원을 기록,3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삼성과 LG가 고전한 것은 무엇보다 환율 때문이다.

삼성전자측은 작년 1분기에 비해 원화 환율이 10%가량 떨어진 게 악재였다고 설명했다.

LG전자 역시 환율 역풍이 닥친 데다 계절적 비수기,마케팅 비용 증가 등이 겹쳐 실적이 악화했다고 얘기했다.

그러나 전략에서 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키아와 모토로라는 소수 모델을 대량 생산해 원가를 낮추는 한편 저가품 시장을 중심으로 영토를 넓혀 나갔다.

반면 한국 업체들은 다수 모델을 소량씩 생산했고 저가 시장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이렇다 할 히트 모델이 나오지 않은 것도 실적 부진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 휴대폰의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윤승철 삼성전자 상무는 "2분기부터 한국이 선도하는 WCDMA폰 HSDPA폰 DMB폰 DVB-H폰 등 3세대 휴대폰 수요가 터지기 시작하면 판세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