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1일 '5·31 지방선거'에 나설 경기도지사 후보로 김문수 의원을 선출했다.

김 후보는 이날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실시된 경선에서 선거인단 투표와 여론조사를 합친 전체 유효투표 수 2685표 중 57.50%인 1544표를 얻어,677표(25.21%)와 464표(17.28%)를 각각 득표한 김영선 전재희 후보를 제쳤다.

이에 따라 김 후보는 열린우리당 진대제 후보와 본격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두 후보는'CEO와 노동운동가 출신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 공약 대결=진 후보는 '반도체 신화처럼 3만달러 경기도''CEO형 리더십'을 모토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 CEO 및 정보통신부 장관 경력을 반영한 것이다.

반면 김 후보는 '서민지사''중국보다 서울보다 잘사는 경기도'를 기치로 내세웠다.

진 후보의 '엘리트적' 이미지와 대비된다.

두 사람은 모두 경기 발전을 위해 수도권 규제를 풀어 기업을 적극 유치해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진 후보 측은 정부의 수도권종합대책이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수도권정비계획법을 없애고 경기도의 자발적·계획적 관리체제로 패러다임 전환을 주장하고 있다.

경기도를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권한,즉 자율권을 중앙정부로부터 위임받겠다는 것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정부와의 충돌보다는 협의를 강조하고 있다.

산업집적활성화법을 개정,수도권에 신·증설 가능한 첨단업종을 30개로 늘린다는 방안도 마련했다.

규제 폐지를 위해 중앙정부와 협력을 강조하는 진 후보와 달리 김 후보는 마찰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다.

경기도를 수도권정비법으로 묶어 놓은 것은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국회에 '수도권정비법 폐지와 수도권 계획적 관리법'을 발의했다.

팔당상수원 보호구역이 11개 법률로 중복 규제당하는 것을 정비하고 공장총량제 폐지도 추진할 계획이다.

그는 "정부는 수도권이 베이징이나 도쿄와 경쟁할지,아니면 지방과 경쟁할지를 선택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이 밖에 진 후보는 △제2외곽순환고속도 건설 △구도시의 뉴타운 방식 개발 △도립대학,천재학교,삼성IT대학 설립 △경기 북부 지역에 대학,첨단산업,복합레저관광단지 유치 등도 제시했다.

김 후보는 △교통체증 해소를 위한 '한시간 경기도' 추진 △환승요금 폐지,수도권 버스·전철 요금 일원화,수도권통합형 교통체제 추진 △맞벌이 부부를 위한 '케어 맘'(영아돌보미)도입,치매·중풍노인 간병비 전액지원 등을 내놓았다.

◆ CEO 대 노동운동가=진 후보와 김 후보는 공통점과 차이점이 분명하다.

두 사람은 경북중학교 동기동창이다.

중학교 졸업 후 진 후보는 경기고에,김 후보는 경북고에 각각 입학했다.

두 사람은 1970년 서울대에서 다시 만났다.

대학 입학 이후 두 사람의 삶은 크게 달랐다.

김 후보는 제적과 복학을 거듭하다 노동운동에 투신했다.

이후 그는 1996년 경기 부천에서 국회의원에 당선,정계에 진출했다.

진 후보는 세계적인 반도체 전문가가 돼 삼성전자 사장과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