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총리(62)의 인맥은 크게 재야 여성계와 관계,정치권 등 세 갈래로 구분된다.

여성계의 '대모'라는 평가를 받게 한 오랜 재야 여성운동을 거쳐 두 번의 장관을 지낸 끝에 정치권에 입문한 삶의 궤적이 인맥에 그대로 묻어난다.

"부드러움이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본인의 말대로 온화하고 모나지 않은 성품으로 인해 주위에 사람이 모였다는 평가다.

크리스천 아카데미를 만들어 한 총리의 인생항로를 바꿔놓은 강원룡 목사(평화포럼 이사장)는 "고된 시련을 당하면서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사람"이라고 평했다.

우선 한 총리가 재야 여성운동에 30여년 몸담아왔다는 점에서 재야 여성계에 지인들이 많다.

신인령 이화여대 총장은 70년 크리스천 아카데미에서 여성간사로 당시 교육간사였던 한 총리와 함께 수강생을 지도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이우재 마사회장을 알고 지낸 것도 바로 이때부터였다.

김희선 열린우리당 의원은 주부로서 한 총리의 수강생이었다.

지은희 덕성여대 총장과 이경숙 열린우리당 의원,여성학자 오한숙희,장필화 이대 교수 등은 한 총리가 1990년대 초반 회장을 맡은 여성민우회 선후배로 인연을 맺었다.

열린우리당 이미경·홍미영·유승희 의원은 1993년 한 총리가 공동대표를 맡았던 한국여성단체연합에서 함께 활동한 인사들로 지금은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정치동지가 돼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도 한 총리와는 각별한 관계로 알려진다.

시민운동가이자 '아름다운 재단' 상임이사인 박원순 변호사와 한완상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한 총리가 재야 여성운동을 하면서 가깝게 지냈다.

관계에서는 여성부·환경부 장관 재임 당시 각각 차관을 지낸 현정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곽결호 한국 수자원공사 사장과 각별한 관계다.

현 원장은 2001년 초 한 총리와 여성부 창설을 주도한 창립 멤버다.

곽 사장은 환경부 차관 시절 한 총리와 호흡이 척척 맞는 사이로 한 총리가 조직내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았던 곽 사장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이치범 환경부 장관과도 친분이 있다.

전윤철 감사원장과 진념 전 경제부총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에서 장관을 하던 시절 교분을 쌓은 사이다.

정윤진 아주대 교수와 박종식 삼성지구환경 연구소장은 한 총리가 환경부 장관 시절 하ㆍ폐수 처리와 재활용,유해물질 규제 등 환경정책 전반에 걸쳐 자문해주고 정책 방향을 제시해준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권에서는 재야파의 장형격인 열린우리당 김근태 최고위원과 가깝다.

김 최고위원의 부인인 인재근씨와도 막역한 사이다.

1985년 민청련 의장이었던 김 최고위원이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구속되자 한 총리는 인 여사와 함께 교도소를 찾았다.

인 여사는 "한 총리가 (크리스천 아카데미 사건으로)구속됐을 때 감옥에서 덮었던 담요를 남편에게 전해주는 것을 보고 가슴이 뭉클했다"고 회고했다.

한 총리는 지금도 김 최고위원 부부와 만남을 계속하고 있다.

한 총리는 "당내에 친하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라는 주변의 얘기처럼 김 최고위원 외에도 많은 인사들과 격의없이 지낸다.

우상호 이인영 의원 등 재야파 의원들과 친하게 지내지만 당권파인 정동영 의장과의 관계도 원만하다.

개각 때마다 총리후보로 물망에 오른 게 당내의 두터운 신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