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골프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스기하라 데루오(68)가 세계 정규골프투어에서 '최고령 커트통과' 기록을 세웠다.

스기하라는 지난 22일 일본 오사카의 야마노하라GC(파71·길이 6778야드)에서 열린 일본골프투어 쓰루야오픈(총상금 1억엔) 둘째날 2언더파(버디4 보기2)를 쳐 2라운드합계 4오버파 146타(77·69)를 기록,공동 53위로 커트를 통과했다.

종전까지 정규골프투어 최고령 커트통과 기록은 샘 스니드가 1979년 미PGA투어 웨스트체스터클래식에서 작성한 67세2개월21일이었다.

스기하라는 63세 때인 지난 2001년 시즈오카오픈에서 커트를 통과한 이후 5년간 58개 대회 만에 '최고령 커트통과 기록'을 갈아치웠다.

스기하라와 함께 플레이한 김종덕은 "마지막 18번홀에서 버디퍼트를 놓쳐 정규 투어 '에이지 슈트'(한 라운드에 자신의 나이 이하 스코어를 기록하는 것)의 대기록을 아깝게 놓쳤다"고 말했다.

특히 스기하라는 1998년 전립선 암을 선고받은 뒤 지금도 매월 1회 고통스런 혈액검사와 치료를 받고 있는 와중에서 아들,손자뻘 되는 선수들과 겨뤄 커트를 통과했다.

스기하라는 "매일 암에 좋다는 아카리우스 음료수를 마시는데 오늘은 마시지 않아도 될 만큼 통증을 잊어버렸다.

에이지 슈트 기회가 왔을 때는 프로 첫승 때보다 더 긴장됐다"고 말했다.

1937년 6월14일 오사카에서 출생한 스기하라는 1957년 프로에 입문해 투어 통산 28승을 거뒀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정규 투어에 꾸준히 출전,젊은 선수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4라운드합계 14오버파 298타로 최하위(70위)를 차지했지만,챔피언 못지 않은 박수를 받았다.

한편 쓰루야오픈은 골프클럽메이커이자 일본 전역에 101개의 골프용품 소매점을 보유하고 있는 '쓰루야'에서 1994년부터 후원하고 있는 대회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