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수수료보다 '일수놀이'가 수입면에서 훨씬 짭짤해요.

보증금을 구하느라 애쓰는 세입자들도 다른 급전을 이용하기보다 일수가 조건이 다소 낫다면서 많이 찾고요."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23일 "부동산 거래가 크게 줄어든 데다 부동산 소개비(복비)보다 일수로 벌어들이는 돈이 훨씬 많다 보니 일수하겠다고 나서는 중개업소들이 점차 늘어나는 분위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강남권 일부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전세나 월세집을 소개하면서 보증금과 월세를 대신 내주고 매일 원리금을 받는 '일수' 형태의 사채업을 겸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유흥업소가 많은 강남구 논현동 일대가 대표적인 지역이다.

아예 간판에 '일수방(일수로 빌릴 수 있는 집)'이라고 버젓이 표기한 곳만 수십여개에 이른다.

지방에서 갓 올라온 젊은 여성들 가운데 300만~500만원 정도의 보증금을 마련하기 힘든 사람들이 일수방을 주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자율은 3개월에 20%로 통일돼 있다.

100만원을 빌리면 3개월 뒤에 120만원을 갚는 조건이다.

매일 원리금으로 1만800원을 내야 한다는 얘기다.

해당 중개업소들은 단순 계산으로 이자율이 월 7%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지만 이 금리를 1년으로 환산하면 연 207%나 된다.

현행 대부업법은 연 66% 이상의 이자를 받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더욱이 일수방을 하는 중개업소 대부분은 대부업자로 등록하지도 않은 것으로 알려져 불법영업이라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