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조직위 없는 '서울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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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렉션'은 봄,가을 1년에 두 번씩 다가올 시즌에 유행할 옷들을 선보이는 디자이너들의 축제다.
서울컬렉션의 경우 예전에는 서울패션아티스트협의회(SFAA) 뉴웨이브인서울(NWS) 대한복식디자이너협회(KFDA) 등 디자이너 단체가 각각 열어오던 것을 2003년부터 같은 장소에서 '통합 컬렉션'으로 치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무늬만' 통합 컬렉션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열리는 장소만 같을 뿐,패션쇼는 여전히 각 디자이너 단체가 따로따로 맡아 주관하고 있다.
행사를 주관할 독립된 조직위원회가 없어서다.
디자이너 단체가 각각 행사 주관을 맡다 보니 생기는 문제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각 단체는 행사진행 요원을 따로 두고 있고,현수막·포스터 제작도 별도로 한다.
티켓 판매와 언론사 취재 협조도 조직위원회가 모아서 하면 되는 일을 두 번,세 번에 나눠서 하느라 쓸데없이 분주하다.
이번 서울컬렉션이 지난해보다 1주일가량 늦게 열린 것도 디자이너 단체 사이에 이견을 조정하느라 세월을 보낸 탓이다.
이렇다 보니 컬렉션 출품 의상 준비에 바빠야 할 패션 디자이너들이 행사 진행과 관련된 행정사무를 처리하느라 정신이 없다.
국내 정상급 디자이너가 의상 디자인은 제쳐두고,행사 포스터 디자인에 나서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진다.
서울컬렉션 주최자인 서울시는 가장 많은 예산을 대면서도 이런 상황에 대해서는 여태껏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예산을 지원해 패션쇼 개최 장소를 마련해 주고 흩어져 있던 디자이너 단체들을 하나로 모아 '통합 컬렉션'을 성사시킨 게 어디냐는 것이다.
부산시가 영화제 집행위원회 구성을 주도하고,시의 모든 역량을 결집해 성공적인 영화제를 일군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한국패션협회도 문제다.
패션업계를 대표하는 이익단체면서도 자신들의 최대 축제인 서울컬렉션 개최에 있어서는 늘 정부 예산에만 기대고,돈 한 푼 들이지 않으려 하고 있다.
독립된 조직위원회 구성 얘기가 나올 때마다 그 역할을 맡겠다고 나서고 있지만 각 디자이너 단체들이 싸늘한 시선을 보내는 이유를 협회는 알아야 할 것이다.
차기현 생활경제부 기자 khcha@hankyung.com
서울컬렉션의 경우 예전에는 서울패션아티스트협의회(SFAA) 뉴웨이브인서울(NWS) 대한복식디자이너협회(KFDA) 등 디자이너 단체가 각각 열어오던 것을 2003년부터 같은 장소에서 '통합 컬렉션'으로 치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무늬만' 통합 컬렉션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열리는 장소만 같을 뿐,패션쇼는 여전히 각 디자이너 단체가 따로따로 맡아 주관하고 있다.
행사를 주관할 독립된 조직위원회가 없어서다.
디자이너 단체가 각각 행사 주관을 맡다 보니 생기는 문제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각 단체는 행사진행 요원을 따로 두고 있고,현수막·포스터 제작도 별도로 한다.
티켓 판매와 언론사 취재 협조도 조직위원회가 모아서 하면 되는 일을 두 번,세 번에 나눠서 하느라 쓸데없이 분주하다.
이번 서울컬렉션이 지난해보다 1주일가량 늦게 열린 것도 디자이너 단체 사이에 이견을 조정하느라 세월을 보낸 탓이다.
이렇다 보니 컬렉션 출품 의상 준비에 바빠야 할 패션 디자이너들이 행사 진행과 관련된 행정사무를 처리하느라 정신이 없다.
국내 정상급 디자이너가 의상 디자인은 제쳐두고,행사 포스터 디자인에 나서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진다.
서울컬렉션 주최자인 서울시는 가장 많은 예산을 대면서도 이런 상황에 대해서는 여태껏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예산을 지원해 패션쇼 개최 장소를 마련해 주고 흩어져 있던 디자이너 단체들을 하나로 모아 '통합 컬렉션'을 성사시킨 게 어디냐는 것이다.
부산시가 영화제 집행위원회 구성을 주도하고,시의 모든 역량을 결집해 성공적인 영화제를 일군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한국패션협회도 문제다.
패션업계를 대표하는 이익단체면서도 자신들의 최대 축제인 서울컬렉션 개최에 있어서는 늘 정부 예산에만 기대고,돈 한 푼 들이지 않으려 하고 있다.
독립된 조직위원회 구성 얘기가 나올 때마다 그 역할을 맡겠다고 나서고 있지만 각 디자이너 단체들이 싸늘한 시선을 보내는 이유를 협회는 알아야 할 것이다.
차기현 생활경제부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