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공산당이 제10차 전당대회(18∼25일)를 통해 국가 지도자들을 대거 물갈이하면서 개혁 가속화를 꾀하고 있다.

5년마다 열리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공산당은 지도부의 연령 제한 방침을 확정해 초임 정치국원은 60세,재임 정치국원은 65세까지만 가능하도록 합의했다.

또 부패 척결을 내세우며 부정부패에 연루된 지도자들은 물러나도록 종용하고 있다.

이런 방침에 따라 지난 5년 동안 베트남을 이끌어 온 이른바 '빅 5' 중에서 당서기장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은 은퇴가 확실시되고 있다.

당 서열 2위인 쩐 득 렁 국가주석(69),4위인 응웬 반 안 국회의장(69),5위인 판 지엔 서기국 서기(71)는 지난 23일 시작된 중앙집행위원 선거에 나서지 않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또 당 서열 3위인 판 반 카이 총리(72)는 아직 공식 의사를 밝히진 않았지만 은퇴가 기정사실화돼 있다.

이 밖에 쩐 딩 환 당 조직위원장,응웬 콰 디엠 당 사상문화위원장 등 정치국원 15명 중 최소 8명이 물러나면서 대폭적인 세대 교체가 이뤄질 전망이다.

25일 확정될 당 서기장 자리는 현재로선 업무의 영속성 등을 고려,농 득 마잉 현 서기장이 그대로 유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일부에선 마잉 서기장의 부패 연루와 능력 부족 등을 주장하고 있어 '빅 5'가 모두 교체되는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다.

이러한 베트남의 강력한 세대 교체는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 최근 몇 년간 지속돼온 8%대의 경제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선 노령화된 지도자들이 물러나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 ODA(공적지원자금) 유용 사건 등이 터지면서 당의 부패 척결에 대한 강력한 의지도 세대 교체 바람을 가속화하고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