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기업이 세계적인 기업과의 입찰 경쟁에서 가장 높은 금액을 써내고도 기술력을 인정받아 쿠웨이트의 국영 석유플랜트 사업을 따냈다.

휴먼텍코리아(대표 정규수·고병민)는 쿠웨이트 국영 석유회사인 PCIC가 발주한 코크 하소(물질을 고온으로 가열해 수분이나 휘발 성분을 없애는 공정) 플랜트 입찰에서 최종 계약자로 선정돼 지난 22일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번 수주는 설계에서 시공 및 가동,사후관리까지 전 공정을 책임지는 턴키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수주 금액은 6500만달러에 이른다.

2007년 4월 준공 예정인 이 공장은 쿠웨이트의 슈아이바 국영 산업단지에서 26일 착공식을 갖는다.

완공 후 이 공장에서는 용접봉으로 사용하는 전극봉의 원료인 고순도 탄소를 생산한다.

고병민 대표는 "이번 수주 금액은 지난해 매출액의 약 60%에 해당하는 규모"라며 "금액도 크지만 벤처기업이 세계적인 기업과 경쟁해 수주했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자평했다.

이번 입찰에는 이 분야의 대표적 기업인 인도의 이라센 앤 토보로,UB엔지니어링,걸프스픽과 쿠웨이트의 알부냔 등 모두 5개 업체가 경쟁을 벌였다.

휴먼텍코리아는 다른 업체와 달리 PCIC측의 적극적인 요청으로 참여했다.

휴먼텍코리아는 특히 입찰 금액을 가장 낮게 써낸 업체보다 1500만달러나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가격을 높게 써내 당연히 탈락할 줄 알았는데 기술력 및 시공력 등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낙찰받았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1998년 삼성엔지니어링 국내 플랜트사업본부가 분사해 설립된 회사로 10년 이상의 엔지니어링 설계 분야 인력만 100여명에 이른다.

고 대표는 "이번 입찰 건 외에도 쿠웨이트 내에서만 신규 프로젝트가 2,3건 더 있다"며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해 오는 2010년에는 5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