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그림에 비해 외면받았던 국내 사진작품에 매기가 붙으며 가격도 치솟고 있다.

30~40대 영상 디지털 세대가 경제주체로 떠오르면서 사진컬렉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데다 미국 독일 등 해외 사진작품 시장의 활황세가 국내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배병우 김아타 정연두 등 일부 인기 작가의 작품 가격은 지난 2~3년 사이에 2~3배 올랐다.

사진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갤러리가 10여곳으로 늘어나면서 사진전시회도 줄을 잇고 있다.

배병우씨 작품 '소나무' 시리즈는 2003년에 점당 1000만원대였으나 올 들어서는 3000만~35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2~3년 사이에 3배 이상 오른 셈이다.

배씨 작품은 지난달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4800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생불(生佛)'시리즈를 통해 사진과 회화의 경계를 무너뜨린 김아타 역시 국내외 컬렉터 사이에서 작품 주문이 늘며 가격이 2배 이상 올라 점당 1000만원을 호가한다.

민병헌 황규태 구본창 임영균 김중만 홍성도씨 작품도 점당 500만~800만원 선으로 지난해 초에 비해 값이 2배 정도 올랐다.

또 박형근 한성필 이선민 이명호 박진영 변순철 방병상 등 젊은 작가의 작품도 최근 매기가 살아나면서 점당 150만~300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서울 신사동 스페이스 바바의 염중호 대표는 "사진시장에서 일부 원로작가 작품만 거래가 이루어졌으나 올 들어 젊은 작가 작품에까지 매기가 확산되고 있다"며 "전시회를 열어도 작년엔 고작 1~2점 팔렸으나 올 들어서는 5~10점씩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사진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갤러리가 늘어나고 전시회도 줄을 잇고 있다.

올 들어서만 갤러리 나우,공근혜갤러리,사진아트센터 보다 등 3곳이 새로 문을 열어 사진전문 갤러리는 전국 10여곳에 달한다.

현재 열리고 있거나 열릴 예정인 사진전은 '김홍희 개인전'(5월3~23일,갤러리 온) '양광재 개인전'(5월12일~6월3일,스페이스 바바) '사진의 껍질 회화의 피부전'(5월16일까지,갤러리 나우) '사진같은 회화 회화같은 사진전'(5월30일까지,갤러리 잔다리) '3인의 누드전'(5월3일~8월29일,김영섭사진화랑) 등이다.

갤러리 나우의 이순심 대표는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 현대식 건축물에는 그림보다 사진이 더 잘 어울리기 때문에 영상세대를 중심으로 수요층이 두터워지고 있다"면서 "작품을 구입할 때는 에디션이 몇 점 중 몇 번째 작품인지,작가 서명이 있는지,작가의 작품보증서가 첨부돼 있는지 등을 꼭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