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가 사상 최고가에 대한 부담과 가파른 원화강세 우려로 조정을 받고 있지만 기업 실적 대비 주가는 여전히 세계 주요국 증시중 가장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종목가운데 절반이상이 아직도 청산가치에 비해 낮은 상태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증권선물거래소가 12월 결산 상장사(1469개사)의 2005년 사업실적을 반영한 투자지표를 산출한 결과,KRX100 지수를 구성하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내 100개 종목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1.5배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 실적기준 11.6배에 비해 0.1포인트 낮아진 것으로,KRX100 지수 구성종목의 전체 순이익이 소폭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PER는 주가가 주당 순이익의 몇 배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PER가 높으면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에 비해 주가가 높게 평가돼 있음을 의미하며,반대의 경우는 주가가 이익 수준에 못미쳐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유가증권시장 200개 종목으로 구성된 KOSPI200 지수의 PER는 11.7배로 전년 대비 0.5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미국 다우존스30의 22.6배 △영국 FTSE100의 13.2배 △프랑스 CAC40의 15.4배 △일본 닛케이225의 31.3배 등 선진국 증시에 비해 훨씬 낮은 것이다. 심지어 △대만 TAIEX의 15.2배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의 14.5배 △홍콩 항셍지수의 13.5배 등 아시아 증시에 비해서도 저평가된 수준이다.

주가가 장부상 순자산가치의 몇 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 주가순자산비율(PBR)도 상장기업들의 이익금 누적에 따른 순자산 규모의 증가로 소폭 낮아졌다. KRX100 구성종목의 평균 PBR는 전년 1.9배에서 1.6배로,KOSPI200 구성종목은 1.8배에서 1.5배로 각각 떨어졌다.

특히 유가증권시장에서 PBR가 1배 미만이어서 현재 주가가 기업의 청산가치보다 낮게 거래되는 종목도 전체 653개사(실적 미제출법인 제외) 중 328개사로 절반을 넘었다.

KRX100 종목 가운데 PER가 가장 낮은 상장사는 현대제철로 2.91배에 불과했다. 또 KRX100 가운데 PBR가 최저인 종목은 전기초자로 0.44배에 머물렀다.

한편 30개 코스닥 우량종목으로 구성된 KOSTAR지수의 PER는 2004년 평균 18.5배에서 2005년 25.5배로 상승,세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