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에 있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이곳에 전 세계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수부가 글로벌 기업이자 국내 재계 순위 2위인 현대차그룹과 세계적 펀드인 론스타를 향해 칼을 빼 들었기 때문이다.

중수부는 경제계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메가톤급 사건인 점을 고려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이처럼 굵직굵직한 사건을 도맡아 수사하는 중수부는 검사라면 누구나 근무하고 싶어하는 '검찰의 꽃'으로 불린다.

현 중수부의 수사라인을 들여다봤다.


○기업비리 및 정치 사건 수사 전문

노무현 정부 들어 중수부는 2003년 대선자금 수사 외에 위상에 걸맞은 수사를 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올 3월 금융브로커 김재록 비리 의혹 사건을 수사하면서 대어(大魚)를 낚았다.

현대차 비자금 조성 의혹 및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을 줄줄이 캐낸 것이다.

중수부를 총 지휘하고 있는 사령관은 박영수 중수부장(54·사시20회).그는 한국의 조직폭력 계보를 꿰고 있는 조폭 수사의 1인자였다.

당초 강력 수사분야에 정통했던 그는 서울중앙지검 2차장으로 재직하던 2003년 SK비자금 수사를 지휘하면서 기업 수사 노하우를 습득했다.

채동욱 수사기획관(47·24회)도 강력통으로 이름을 날리다가 1995년 중수부의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 수사팀에 차출되면서 특수 수사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는 2003년 서울지검 특수2부장 때 삼성 에버랜드 사건 관련자들을 공소 시효 완료 하루를 남겨두고 기소했고, 굿모닝시티 분양비리에 연루된 정대철 전 민주당 대표를 구속하는 등 기업 비리를 잇따라 캐내는 성과를 올렸다.

○13명의 경제분야 검사들이 핵심

중수부장과 수사기획관은 2선에서 수사를 지원하는 역할을 하며 수사의 최전선에는 13명의 베테랑 검사들이 포진해 있다.

현대차 비자금 수사는 최재경 중수1과장(44·27회)을 포함,8명의 검사가 담당하고 있다.

주임 검사인 최 과장은 1998년 항도종금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브로커에게 뇌물을 받은 증권감독원 검사국장을 구속하고 99년에는 조중훈 전 한진그룹 명예회장 등을 수사하며 기업 수사 경력을 쌓았다.

대선자금 수사에 참여했던 윤석열 부부장 검사(46·33회)는 지난해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에 근무하면서 현대차 그룹에 대한 결정적인 단서를 포착해 이번 수사에 크게 기여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정의선 기아차 사장을 조사한 이동열 부부장 검사(40·32회)는 2004년 조동만 한솔그룹 전 부회장을 구속했다.

여환섭 검사(38·34회)는 굿모닝시티 사건 주임 검사를 거쳐 공자금 비리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수사에 참여했다.

이외에 윤대진 검사(42·32회)는 청와대 특별감찰팀장을 지냈으며 한동훈 검사(33·37회)는 SK 분식회계 사건과 대선자금 수사에 긴급 투입되기도 했다.

5명으로 구성된 론스타 수사팀의 화력도 만만찮다.

주임 검사인 오광수 중수2과장(46·28회)은 99년 검찰 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의 아들인 김현철씨를 구속했다.

또 같은 해에는 탈세혐의로 조중훈 전 명예회장을 수사했고 지난해에는 김우중 전 회장 수사의 주임검사 역할을 맡았다.

임진섭 부부장 검사(41·32회)도 공자금 비리 단속반과 부실채무기업 특별조사단에서 일을 했다.

이외에 이복현 검사(34·42회)는 공인회계사 출신이며 이영상 검사(33·39회)는 영어와 전산 자료 분석에 능통하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