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940원 밑으로 떨어지는 등 급락세를 보이자 경제전망 기관들이 잇따라 올해 경상수지 전망을 낮춰 잡기 시작했다.

정부도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할지를 따져 보고 있지만 환율하락 고유가 등 대외 변수에 대해선 별다른 대책이 없어 고심 중이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174억달러로 가장 높게 잡았던 LG경제연구원은 이번주 중 '국내경제 수정 전망'을 통해 경상흑자 전망치를 50억~70억달러로 낮출 계획이다.

오문석 상무는 "작년 말 전망 때 올해 평균 원·달러 환율을 990원으로 내다봤지만 지금 추세라면 950원 정도로 낮춰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지난 2월 말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를 기존 90억달러에서 32억달러로 대폭 줄였다.

이 연구소는 환율 하락세나 유가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수출 기업들이 곧 한계를 맞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올해 경상수지 흑자폭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점은 인정하면서도 5% 안팎의 경제성장률을 전제로 세웠던 경제운용 계획을 수정하는 문제에 대해선 신중하다.

조원동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은 "작년 말 전망 때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10원,국제 유가(두바이유 기준)는 54달러로 보고 경상수지를 150억달러로 잡았다"며 "이 부분은 60억~80억달러 수준으로 줄어들 예상"이라고 말했다.

조 국장은 "그러나 환율 하락과 유가 상승을 반영해 올해 경제성장 전망 자체를 수정할지는 좀 더 지켜본 뒤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