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 스콧 월마트 최고경영자(CEO)의 전례없이 긴 휴가 계획이 미국은 물론 전세계 기업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젊은 벤처기업가들이나 할 수 있었던 것으로 여겨지던 CEO의 장기 휴가가 창의적인 경영능력 발휘 같은 긍정적 성과를 내며 마무리된다면 휴가 쓰기에 인색했던 CEO들의 기존 관행이 허물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넷판에 따르면 월마트는 스콧 CEO가 5월 한달을 휴가 기간으로 잡았다고 밝혔다.

이처럼 긴 기간의 휴가 계획이 발표되자 일부에서는 스콧 CEO가 교체되는게 아니냐는 설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월마트측은 "일정에 유동성이 있는 시기를 미리 골라 놓은 것이고 원기를 되찾아" 오는 6월 2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 참석할 것이라며 소문을 일축했다.

노동자들의 휴가를 보장하거나 안식년제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지만 CEO가 자신에게 주어진 휴가를 다 사용하기는 쉽지 않은게 현실이다.

펩시코의 스티브 레인먼드 CEO의 휴가 기간은 1주일, 베텔스만 랜덤하우스 사업부문의 피터 올슨 CEO의 휴가는 2주일 정도다.

게다가 골드만삭스의 행크 폴슨 CEO처럼 10일 남짓한 휴가 기간에도 업무상 연락 때문에 위성 전화 곁을 떠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월마트의 스콧 CEO 역시 휴가 기간에 자신의 휴대전화를 과감하게 꺼 놓지는 못하는 처지.
정신과 전문의이자 경영자문회사 헤이스 브룬스윅의 공동 대표인 로저 브룬스윅은 "긴장을 풀고 평소와 다른 부위의 두뇌를 활용하기 시작하는데만 며칠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휴식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넬슨 미디어 리서치의 수전 휘팅 CEO 또한 업무의 압력을 해소하고 새로운 활력을 얻는데 적어도 2주일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한편 300명 정도인 월마트 임원들이 스콧 CEO의 장기 휴가 사용을 계기로 예전보다 더 긴 휴가를 보내게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에 월마트측은 "해당 임원의 개인적 사정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답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진 기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