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은 건설업체의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1979년 호남에틸렌을 인수하며 석유화학사업에 본격적으로 참여해 지난해 계열사까지 포함해 4조7200억원의 매출을 석유화학부문에서 거둬들였다.

폴리에틸렌 수지를 주로 만드는 본사 유화사업부문도 지난해 6664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여천NCC(에틸렌) 폴리미래(폴리프로필렌) KRCC(레진) 등 계열사만 3개다.

석유화학사업이 건설부문과 함께 그룹의 한 축을 맡고 있는 것.특히 이준용 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해욱 부사장이 지난해 승진하며 유화 부문의 성장전략을 주도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1987년 흩어져 있던 석유화학 계열사를 대림산업 석유화학 사업부로 통합하고 제2나프타 분해공장,폴리에틸렌(HDPE LDPE LLDPE) 및 폴리프로필렌 공장의 가동을 시작했다.

1999년에는 C4제품 고부가가치화 사업에 성공,여수석유화학단지 내에서 기초원료로부터 합성수지,플라스틱 가공제품을 생산하는 종합석유화학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외환위기 이후 대림산업은 전문화,대형화,핵심사업으로의 집중,전략적 제휴 확대라는 석유화학업계의 세계적인 조류에 발맞춰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한화와 NCC사업부문을 통합해 아시아 최대 규모의 여천NCC를 설립했으며 선진 화학기업인 바젤 쉐브론 필립스 등과 관련 사업부문의 합작회사를 설립,운용하고 있다.

1999년 12월 출범한 합작법인 여천NCC는 아시아 최대의 NCC업체로 에틸렌을 비롯 프로필렌 벤젠 톨루엔 자일렌 스틸렌모노머 부타디엔 등 각종 석유화학 산업의 기초 원료를 생산하고 있으며 지난해 3조31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바젤사와의 합작법인인 폴리미래㈜는 폴리프로필렌(PP) 사업을 전문으로 하고 있으며 해당 사업 부문에서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지난해 654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레진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KRCC는 대림산업과 미국 쉐브론 필립스의 합작법인.투명성과 광택성 등이 뛰어나 투명 케이스와 빙과용기,수축라벨 등에 사용되는 K레진을 국내 최초로 생산,판매해 상당한 규모의 수입 대체 효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83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대림산업은 외환위기와 석유화학 경기 둔화 등 계속해서 이어진 위기를 이 같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합작법인 설립으로 극복해왔다.

고유가와 환율 급락,중국 업체의 부상 등 최근에 다시 불어닥치고 있는 경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대림산업 석유화학사업 부문은 제품의 고부가가치화와 규모의 경제에 따른 원가 절감을 장기전략으로 삼고 있다.

또 불리한 수급여건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고부가 신규사업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대림산업은 △각 사별 품목 전문화에 따른 핵심 역량 집중 및 규모의 경제 추구 △신증설을 통한 생산성 극대화(2005∼2006년에 걸쳐 여천NCC 6000억원 투자 등) △석유화학 관련사들간의 협조체제 구축으로 시너지 극대화(공동 구매,물류 합리화,공동 시설 이용 등) △연구 개발을 통한 제품 고부가가치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건설과 비교할 때 석유화학 사업이 그룹의 주력사업은 아니지만 플랜트 수주 등 건설부문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도 많아 계속해서 육성하고 있다"며 "특히 이해욱 부사장이 석유화학 사업부의 보수적인 기업문화를 바꾸고 선진적인 경영 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