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부동산 투자가 다양해지고 있다.

유학생 자녀 등의 주거용 단독주택 중심이던 투자 대상이 투자수익을 목적으로 한 아파트 콘도 상가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투자 방식도 다변화해 해외 사업체를 운영할 경우 50만달러까지 투자가 허용되는 소액투자비자(E2)를 이용하거나 부동산펀드를 통해 간접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6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지난 3월 해외 부동산 투자액은 1729만달러(50건)로 전달에 비해 53.6%(건수는 38.9%)나 증가했다.

올 들어 해외 부동산 투자 규모는 1월 480만달러,2월 1125만달러 등으로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주거용 해외 주택 투자를 위한 송금 한도가 사실상 폐지된 것을 계기로 투자 규모가 건당 40만달러 가까운 수준으로 커진 데다 미국 캐나다에 이어 중국 등에 대한 투자도 늘어나는 추세여서 해외 부동산 투자는 앞으로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

○단독주택 대신 아파트·콘도 부상

미국 캐나다 지역에서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단독주택에서 아파트와 콘도쪽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단독주택은 대부분 목재로 지어져 관리가 어려운 점을 의식,시내에서 가깝고 가격과 관리비용이 낮은 아파트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

양미라 뉴스타부동산 과장은 "투자자들이 집앞 정원만 방치해도 신고가 들어오는 단독주택 대신 한국 생활 여건과 비슷한 아파트를 점차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제 최근 미국 동부지역 필라델피아 중심부인 센터시티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모델하우스에는 한국에서 건너온 투자자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고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아파트가 단독주택보다 싸다는 것도 원인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등 서부지역에서 방 3개짜리 아파트는 평균 40만달러 안팎에 달해 같은 조건의 단독주택에 비해 10만달러가량 싸다.

○사업체 인수·운영도

소액투자 비자(E2)를 이용해 아예 사업체를 운영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E2는 미국에 50만달러 미만을 투자해 사업체를 설립·운영할 때 필요한 비이민 비자다.

영주권과 비슷한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비자 발급 전에 사업체에 직접투자를 선행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양천구 목동에 사는 주부 박미희씨(가명·45)는 고등학교 1학년 아들의 해외 유학을 준비하면서 E2를 발급받아 미국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에 있는 39만달러짜리 24시간 찜질방을 인수하기로 계약을 마쳤다.

자녀 뒷바라지를 하면서 남는 시간에는 돈을 벌겠다는 생각에서다.

아들과 함께 살 집 구입 비용까지 고려하면 자금이 많이 들지만 찜질방 수입이 매달 1만~1만2000달러 수준으로 꾸준하고 몇 년 후 매각할 때도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컨설팅 업체의 권유로 인수를 결정했다.

부동산을 매입한 뒤 개발하려는 투자자들도 있다.

국내에서 D무역회사를 운영하는 김진영 사장(가명·39)은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7층짜리 상가건물을 93억원가량에 매입했다.

당장은 해외지사 사무실로 쓰면서 상가를 임대해 연 4억원가량의 수익을 올릴 생각이지만,향후 개발사업도 고려하고 있다.

한국과 달리 용적률이 500%로 높아 개발을 통해 상당한 수익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부동산 펀드 간접투자도 인기

부동산 펀드를 이용한 해외 투자도 인기다.

최근 우리투자증권이 조성한 5300만달러(약 500억원) 규모의 캐나다 물류창고 개발 사모펀드에는 100만달러 이상을 투자한 개인투자자가 6명이나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부동산컨설팅 업체인 루티즈코리아가 국내의 한 자산운영사와 함께 다음 달 내놓을 미국 라스베이거스 지역 토지 투자용 해외 투자펀드에는 벌써부터 하루 수십통씩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이 펀드는 총 50억원 규모로 1인당 투자한도는 최소 5000만원으로 설정될 예정이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