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남쪽으로 1시간40분 정도 날아가면 민다나오섬에 닿는다.

섬의 남동쪽 필리핀에서 최고 높은 산인 아포산(2954m) 동쪽 기슭에 다바오시가 자리하고 있다.

필리핀에서 생활환경이 가장 좋으며 안전한 도시로도 잘 알려진 다바오는 골프 마니아들에게도 낯익은 곳이다.

미 LPGA에서 활약한 박세리 선수가 6,7년 전 다바오의 골프장에서 맹연습했으며,현재 LPGA에서 활약하는 많은 선수들 역시 이곳에서 실력을 다졌던 것.

다바오에는 3개의 골프장이 있다.

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라낭CC가 그 첫 번째.18홀(파 72·5822m) 규모의 이 골프장은 워터해저드와의 싸움이 관건이라 할 정도로 많은 워터해저드가 있는 골프장으로 유명하다.

전반 9홀은 50년 이상 된 코코넛나무가 늘어서 있으며, 후반 9홀은 이필이필이란 아주 큰 나무가 많아 도전적인 골퍼들의 신경을 곤두서게 하고 있다.

코스는 전반적으로 업다운이 심하지 않아 쉬워보이나 해저드와 키 큰 코코넛나무를 넘겨야 하는 샷이 요구된다.

최근 오픈한 신생 골프장인 란초팔로스베르데CC는 정규 18홀(파 72· 7039야드) 챔피언십 코스.마닐라의 이글리지 다이코스를 설계한 앤디 다이가 디자인했다.

코스는 열대우림을 가로지르는 샷으로 시작되며 악어가 서식하는 늪,동이 트는 산,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이어지다 핸디캡 1번 홀인 18번 홀로 끝을 맺게 돼 있다.

15번 홀은 설계자 다이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코스이기도 하다.

576야드의 가장 긴 코스이며,티잉그라운드에서 그린까지 200피트가량의 높이 차이가 날 정도로 업다운이 심하다.

또 호수 같은 워터해저드,한번 빠지면 빠져나오기 힘든 벙커,슬라이스 페어웨이,감을 잡을 수 없는 미세한 속도차이의 그린 등도 전략적 코스매니지먼트를 요구한다.

아포골프CC는 다바오에서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한다.

파 72,전장 7001야드로 그린이 운동장처럼 넓고 페어웨이 경사가 비교적 완만해 좋은 점수를 낼 수 있는 골프장이기도 하다.

코코넛나무와 가구재료로 많이 쓰이는 마오가니나무 사이로 워터해저드가 숨어 있다.

11번 홀(파 3·170야드)이 이 골프장의 특징이 함축돼 있는 곳.페어웨이 주변에 코코넛과 마오가니나무가 서 있고 그린 앞에는 웅덩이가 버티고 있다.

10번 홀(파 4· 410야드)이 환상적이다.

제일 높은 곳에서 내려 치는 티샷과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다바오의 멋진 풍광에 대한 기억이 오래 지속된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