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배우와 똑같은 '디지털 액터(digital actor·가상배우)가 주연으로 나오는 한국 영화 2편이 곧 영화팬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개봉을 앞두고 있는 '호로비츠를 위하여'와 현재 중국에서 촬영 중인 '중천'이 바로 화제의 영화다.

두 편의 영화에서는 진짜 주연배우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똑같은 디지털 액터가 등장한다.

섬세한 표정과 몸짓이 진짜 배우가 연기하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디지털 액터는 대역을 써야 하는 위험한 연기와 전문가 수준의 피아노 실력을 보여줘야 하는 장면에서 맹활약한다.

실제 배우와 똑같이 생긴 디지털 배우가 불 속에 뛰어들고 공중을 날아다니고 피아노를 친다.

영화 제작사측은 관객들이 실제 배우와 디지털 액터를 구분해내기 힘들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호로비츠를 위하여'의 엄정화와 '중천'의 정우성·김태희의 연기 중 10% 이상은 디지털 액터가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 액터는 영화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군중 장면,전투 장면 등에 디지털 액터를 활용하면 엑스트라를 쓸 필요가 없다.

존재하지 않는 배우를 창조해 전체를 디지털 액터 영화로 만들 수도 있다.

큰 돈을 들여 주연 배우를 섭외하지 않아도 된다.

특정 디지털 액터가 인기 배우로 뜨면 영화 제작 때마다 헤어 스타일 의상 등을 바꿔 등장시킬 수도 있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골룸이나 '스타워즈 에피소드3'의 요다처럼 국내 영화에서도 스타 디지털 액터가 나올 날이 멀지 않았다.

또 이미 작고한 유명 영화배우도 디지털 액터로 되살릴 수 있다.

이소룡 영화를 제작할 수 있다는 얘기다.

디지털 액터 제작 기술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지난해 독자 개발했다.

현재 제작 중인 두 편의 영화에는 ETRI가 개발한 디지털 액터 소프트웨어가 사용되고 있다.

ETRI 관계자는 "가상배우 소프트웨어는 미국 할리우드에서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수준이 높고 사용료도 거의 무료"라고 말했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