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김미래씨(가명).아파트 단지 내 제과점에 들러 '원카드'를 제시하자 점원은 그동안 구매내역을 한 눈에 살펴보고 김씨가 좋아하는 빵을 추천한다.

곧바로 원카드로 빵값을 결제하고 아파트 로비에 들어서자 카메라가 김씨를 자동 인식하고 출입문을 열어주며 음성 인사를 건넨다.

엘리베이터는 별도로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그녀를 정확하게 집 앞에 세워준다.

자녀들은 단지 내 '에코 플레이 파크'에서 뛰어놀고 있다.

놀이기구 몇가지 있는 단순 놀이터가 아니다.

아이들의 오감을 자극하는 꽃향기와 풀벌레 소리가 가득한 친환경공원이다.

집에서는 자녀들의 노는 모습이 한눈에 확인된다.

영화를 보기 위해 거실에 앉아 버튼을 누르니,TV가 천장에서 슬그머니 내려온다.

'지향성 스피커'로 영화감상을 하기 때문에 거실 한쪽에서 전자책을 읽고 있는 아내에게 전혀 지장을 주지 않는다.

이는 오는 2009년께부터 일상화될 국내 아파트 생활의 모습을 미리 그려본 것이다.

주택업계에서는 올 연말부터 공급될 아파트에 이 같은 첨단 홈시스템과 친환경시스템을 경쟁적으로 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7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주택문화관에서 '사람·집·미래가 유기적으로 융합되는 하우징 컨버전스'를 주제로 '2006년 래미안 스타일 발표회'를 갖고,향후 주택분양시장 뉴트렌드로 '디지로그(디지털+아날로그)'를 제시했다.

주택에 각종 첨단 설비를 갖추되 친환경 요소를 이전보다 휠씬 강화한 게 특징이다.

작년에 내놨던 '유비쿼터스 주택'보다 한 단계 진보한 개념이란 게 회사측 설명이다.

특히 2개의 카메라를 이용해 보안성능을 강화한 출입문 안면인식시스템,위치·정보 결제를 통합한 원패스 시스템,위치에 관계없이 가전기기의 개별조종이 가능한 홈네트워크 배선시스템,욕조 내 물의 양과 수온을 무선조종할 수 있는 스마트 욕조,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인 주방 배기시스템 등 5개의 특허출원 아이템을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삼성건설은 오는 11월께 선보일 용인 동천지구 내 '삼성 미니신도시'에 이 같은 신기술을 첫 적용할 계획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